작년 4분기 매출 늘었지만…
SUV 생산비용 증가로 영업손실 2억6033만달러
"적자 터널 끝이 보인다"
'모델X' 예약률 75% 늘어…"올 판매 대수 9만대 목표"
[ 임근호 기자 ] 실적은 나빴지만 낙관적인 전망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모터스 주가는 10일(현지시간) 시간외거래에서 9.63% 급등한 143.67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이날 발표한 4분기 실적을 포함해 11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 차량 판매가 대폭 늘어나고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최근 부쩍 깊어진 투자자들의 비관론을 더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가 긴 터널을 거쳐 드디어 빛이 보이는 구간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테슬라, 11분기 연속 적자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2억1438만달러(약 1조4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억6033만달러(약 3100억원)로 적자폭이 248% 확대됐다고 밝혔다. 작년 한 해 전체로는 7억1663만달러(약 8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했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3%와 6%로 감소한 영업 濫퓐活?다시 커진 것은 작년 9월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UV 전기차인 모델X는 수직으로 열리는 문, 앞유리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유리 등 혁신적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산비용이 대폭 늘어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모델X의 판매량은 206대에 불과했다.
세단형 전기차인 모델S를 포함,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5만658대로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초 목표로 내세운 5만5000대에 못 미쳤다.
◆“올해 4분기 흑자전환”
올 들어 주가가 40% 떨어진 테슬라는 이날도 3.09% 떨어진 143.67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시간외거래에서 분위기가 급반전하며 한때 14%가량 상승했다.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가 올해 판매대수 목표를 8만~9만대로 밝히면서다. 지난해 판매량보다 약 80% 증가한 것은 물론 월가 애널리스트들 전망치인 7만5000~8만대를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델X 등 차량 생산 차질이 해소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모델X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75% 늘어나 생산만 원활히 이뤄지면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는 상태다. 테슬라는 모델X 생산량이 2분기 주당 1000대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늘어날 판매량과 생산 효율화로 올 4분기에는 흑자전환도 문제없다고 테슬라는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제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며 “다음달부터 현금흐름도 양(+)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12억달러(약 1조4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계속된 적자와 대규모 투자로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최근 우려가 높아졌다. 총부채는 약 70억달러로 부채비율은 616%에 이른다. 에프래임 레비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현금 유출이 멈출 것이란 말에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적 전망, 얼마나 현실화할지 관건
다만 낙관적인 전망이 얼만큼 현실화할 수 있을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모델X를 주당 1000대씩 생산한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WSJ는 “테슬라는 매년 판매 목표치에 미달했다”며 “최대 9만대라는 올해 목표치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네바다주에 전기배터리 공장을 짓고 가정·기업용 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한 테슬라는 2017년 말에는 저가형 전기차인 모델3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본 8만달러가 넘는 모델S와 모델X에 비해 반값인 3만5000달러(약 4200만원)로 출고가를 고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델3 출시로 테슬라가 또 한 차례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벤츠와 BMW를 경쟁상대로 한 럭셔리 자동차가 아니라 대규모 판매를 위한 대중차는 더욱 생산 효율을 높여야 마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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