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우등생' 일본 펀드가 올 들어 '열등생'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엔화 강세(엔고)가 이어지면서 일본 증시가 흔들리자 일본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1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일본 펀드(ETF 제외) 수익률은 -17.89%로 주요 해외 펀드 가운데 중국(-19.95%)과 함께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15.37%)보다 낮은 것은 물론 브라질(-4.35%), 러시아(-8.54%)펀드 등과 비교해도 저조하다.
범위를 한달로 넓혀도 -12.22%에 머물러 해외 펀드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 일본 펀드 중에서는 하이운용의 '하이일본1.5레버리지자 H'가 -16.29% 수익률로 가장 나쁘고, 키움운용의 '키움일본스몰캡 1'과 KB운용의 'KB연금재팬인덱스자'도 각각 -14.55%, -13.84%로 부진하다.
이밖에 '미래에셋재팬인덱스 1'(-13.09%), '삼성노무라일본전환자 1'(-11.93%), '프랭클린재팬자 class A'(-11.55%) 등도 모두 저조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펀드는 12.51% 수익률을 올려 해외 주식형 펀드 ?최고 성적을 자랑했다.
올 들어 수익률이 깨진 건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일본 증시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를 띠면서 달러 대비 엔화는 이날 1년4개월 만에 장중 110엔 대에 진입했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 역시 1년4개월 만에 15,000선이 무너졌다. 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 일본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개시한 후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는 중앙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상승폭을 이미 반납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엔화 강세를 감안할 때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베노믹스로 끌고 온 정책 장세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새롭게 부각하고 있다"며 "당분간 일본 증시는 다른 국가보다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 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교착 상태에 봉착했다"며 "BOJ는 마이너스 금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를 추세적(지속적) 성장세로 이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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