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예진 기자 ] 때로는 귀엽게, 때로는 진중하게…. 그게 진짜 박보검이었다.
"어! 안녕하세요~" 머리를 손질받던 박보검은 기자를 보자마자 밝게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 장소인 한 카페에서 기자들의 명함을 받고 책상 위에 조심스레 올려 놓았다. 기자의 얼굴과 이름을 매칭해보며 인터뷰에 임하려는 것 같았다. 박보검의 세심한 모습이 눈에 띄는 순간이었다.
술도, 담배도, 욕도 안 한다. 그저 순수해 보이기만 하는 박보검은 쏟아지는 질문에 "모두 감독님, 작가님 덕분이죠"라며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그러면서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허당기 있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폭소케 하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응답하라 1988'(응팔) 속에 직접 들어가 택이를 마주한 듯 했다. 물론 덕선이와 정환이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 했지만.
1988년도 쌍문동에서는 넉넉한 인심과 정이 넘쳤다. '응팔' 식구들은 종영 후에도 드라마에서 만큼 진한 정을 나누고 있었다.
"주로 단체 채팅방에서 일상을 보고해요.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등등 사소한 것들을 주고 받는 편이죠.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또 다시 좋은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박보검과 혜리는 드라마에서 풋풋하고 예쁜 키스신을 선보였다. 이 키스신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고. 두 사람의 생애 첫 키스신은 부끄러움 뒤에 완성됐다.
"둘 다 키스신은 처음이었어요. 감독님께서 구도를 예쁘게 잡아주셔서 떨림 속에 촬영했던 것 같아요. 혜리는 제가 덤덤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척했지만 사실은 많이 쑥스러웠어요. 키스신을 찍을 때 남자가 잘 리드하고 배려해줘야 한다고 들었는데 혜리를 잘 챙겼나 모르겠네요.(웃음) 서로 코가 눌렸을 때 NG가 나기도 했어요"
박보검에게 극 중 아내였던 혜리는 좀 더 특별하지 않을까. '휴대폰에 혜리는 뭐라고 저장되어 있느냐'고 묻자 그는 "'혜리'요. 왜요? 혜리씨는 다르게 저장돼있대요?"라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혜리에게 물어봐달라고 요청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보검은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저를 잘 챙겨주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 좋아요. 연상이든 연하든 동갑이든 상관은 없고요. 제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혔다.
'덕선과 일치하는 것 같다'는 말에 "그렇죠. 덕선이처럼 엄마 같으면서도 친구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라며 "혜리와 덕선이가 되게 비슷해요. 같이 있으면 즐겁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죠. 귀엽기도 하고 연기도 잘하고 매력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박보검은 혜리보다 1살 많은 24살이다. 그는 또래 친구들보다 낮은 자세를 취하며 그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93년생 동갑내기 배우들 많잖아요. 경쟁심을 느끼거나 시기질투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 선배님들 아래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93년생들과 같이 밥 한 번 먹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서 한 작품에서 만나길 원해요. 저만의 조그마한 바람입니다"
아직까지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없다. '응팔'이 너무 잘된 탓에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도 있겠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한 그의 열망은 끓어 넘치고 있었다.
"저는 93년생 친구들과 청춘물을 찍어보는게 꿈이에요. 다양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어떤 옷을 입혀도 모두 소화해내는 모델들처럼 저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박보검만의 매력으로 잘 연기해내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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