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전용 MBC '엠빅TV' 개국…맞춤 콘텐츠로 '취향저격'

입력 2016-02-12 18:54   수정 2016-02-17 17:36

미디어 & 콘텐츠

공중파 첫 모바일 예능 채널
MBC 베테랑 PD 대거 투입
'꽃미남…' 조회수 60만건 돌파



[ 선한결 기자 ] 스낵컬처(자투리 시간에 간식을 먹듯 짧은 콘텐츠를 즐기는 문화) 확산으로 모바일 방송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전용 채널이 등장했다.

MBC는 지난 4일 모바일 전용 예능채널인 엠빅(MBig) TV를 개국했다. 독자적으로 제작한 예능 콘텐츠를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와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방영한다. 그간 지상파 방송이 개별 웹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모바일 플랫폼에서 방영한 사례는 많았지만 모바일 전용 채널을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엠빅은 ‘모바일(Mobile) 환경’에서 ‘큰(Big)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뜻이다.

○모바일 방송의 확 달라진 위상

엠빅TV 개국은 모바일 방송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결과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길이나 쉬는 시간에 잠시 즐기는 스트리밍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 방송시장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에는 웹드라마 네 편이 각각 국내 누적 조회 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모바일 뭅?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나영석 PD가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는 국내 누적 조회 수 5000만건을 넘겼고 중국에도 수출됐다.

마케팅용 홍보 영상 수준에 머물렀던 콘텐츠 내용도 확 바뀌었다. 요즘 모바일 방송에는 인기 아이돌그룹이나 유명 배우가 출연한다. 6~10편을 모은 정식 시리즈가 여러 시즌 계속되기도 한다. 해외 판매나 부가사업 매출을 겨냥해 해외 동영상 사이트와 합작하는 프로그램도 잇따라 등장했다. 사전 홍보를 위해 TV에 방영할 내용 일부만을 먼저 공개하거나, 저예산으로 제작한 맛보기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이전과는 다르다.

○베테랑 PD 앞세워 모바일 방송 도전

MBC는 모바일 방송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12월 스마트예능제작부를 신설했다.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PD, ‘놀러와’의 강궁 PD, ‘세바퀴’ ‘무한도전’ 연출에 참여한 황지영 PD 등 베테랑 PD들이 주축으로 참여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세계판’을 제작한 유호철 PD도 합류했다. 현재 모바일 방송시장에서 1인방송 등 다채널네트워크(MCN), 큐레이션 앱 등 각종 서비스가 각축전을 벌이는 만큼 차별화한 콘텐츠를 제작할 ‘드림팀’을 구성한 것이다.

엠빅TV 총괄기획을 맡은 박현성 스마트예능제작부장은 “더 이상 TV 편성표 안에 갇혀 프로그램을 제작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유행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모바일 채널을 택한 것”繭箚?설명했다.

○‘개성 있는 취향 맞춤’으로

모바일 방송의 특징은 특정 시청자층을 겨냥해 개성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채널을 틀면 나오는 방송을 보는 TV와 달리 시청자들은 모바일 서비스에 접속해 프로그램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제작비나 제작시간 부담도 적다. 모바일 콘텐츠는 5~20분 분량이 대부분이다. 8부작 시리즈를 제작하는 데 TV프로그램 한두 편 정도의 예산과 시간이 든다. 일반 방송프로그램에서는 다루기 힘든 독특한 주제나 형식을 시도하기 쉬운 이유다.

MBC는 모바일 채널을 통해 파일럿(정식 방송 편성 전 선보이는 시험판) 프로그램을 여럿 선보일 계획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청자의 반응을 빠르고 쉽게 볼 수 있어서다.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을 활용해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는 코너도 운영할 예정이다.

MBC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은 대중을 겨냥하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편하고 쉽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밖에 없지만 모바일 방송은 독특하고 특징 있는 콘텐츠를 담은 취향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넷플릭스’ 나올까

모바일 플랫폼 채널이 새로운 콘텐츠시장의 개척지가 될 수 있을까. 미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웹과 모바일용으로 제작한 작품이 인기를 얻어 TV까지 진출한 대표적인 사례다. 넷플릭스는 이후에도 여성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오렌지 이즈 더 뉴블랙’ 등 독특한 소재로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선보였고, 지난해 북미지역 동영상 이용 점유율 35%를 기록했다.

엠빅TV의 첫 콘텐츠는 황지영 PD가 연출한 ‘꽃미남 브로맨스’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뷔와 배우 김민재가 함께하는 일상을 담는다. 지난 4일 첫 방송 이후 누적 조회 수 60만건을 넘겼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성공한 것은 대중형 콘텐츠와 개성형 콘텐츠 간 균형을 절묘하게 맞췄기 때문”이라며 “국내시장의 모바일 콘텐츠는 인기 연예인을 등장시켜 10~20대 팬층을 대상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상파 3사가 모두 모바일 플랫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험적으로 선보이다 보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하는 작품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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