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줄어들자 '돈 되는 부업' 찾는 은행들

입력 2016-02-14 20:11  

우리, 온라인쇼핑몰 사업 나서
中企-개인고객 연결해 수수료

신한, 중고차 정보 사이트
자동차금융 사업 강화 포석

하나은행은 임대주택 개발
"신사업 발굴로 수익 올리자"



[ 이태명/박한신 기자 ] 은행들이 본업인 예금·대출 영업이 아닌 오픈마켓(온라인 전자상거래사이트), 임대주택 사업 등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힘쓰고 있다. 당장 큰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예대마진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저금리로 갈수록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데 따른 대비책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7월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한다. 은행이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드는 건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에 ‘위비장터’(가칭)라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오픈마켓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쇼핑몰을 통해 영세상인과 중소기업의 상품을 2000만명이 넘는 거래고객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또 외부 업체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도 위비장터 하위 브랜드 형태로 집어넣는 등 외연 확장에도 나설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중개수수료를 크게 낮추는 등 기존 오픈마켓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기존 오픈마켓이 판매자에게 건당 4~5%의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과 달리 우리은행은 수수료를 1% 남짓만 받는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장터를 통해 일정 정도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중소기업과 개인 소비자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신한 중고차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고차 시세와 매물 확인·검색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사이트엔 약 4만1000대의 중고차 정보가 올라와 있다. 신한은행이 중고차 시세정보 사이트를 마련한 건 자동차금융 사업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신한은행은 2010년 ‘마이카대출’이란 상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은행권 최초로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자동차금융 취급액은 2조1302억원으로 진출 첫해(2083억원) 대비 10배가량으로 늘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정보 사이트를 찾는 소비자에게 마이카대출을 적극적으로 권해 자동차금융 수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임대주택 사업에 나서는 은행들도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KEB하나은행의 유휴점포를 활용한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점포 통폐합 과정에서 효용이 떨어진 점포 부지와 빌딩을 하나금융투자·하나생명이 지분 19%를 출자한 부동산투자회사(HN주택임대관리)에 매각해 오피스텔 등 임대주택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과 대구 지점 4곳 부지를 이 같은 방식으로 매각했다.

하나금융은 이를 통해 KEB하나은행은 유휴 부동산 처분이익을, 하나금융투자·하나燻資?투자지분에 해당하는 배당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도 올해 신한은행을 통해 부동산임대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은행 점포 재편 과정에서 생기는 유휴 부동산을 임대주택으로 개발해 수익을 올리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본업이 아닌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는 건 은행 수익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이 저금리 때문에 줄고 있어서다. 지난해 신한·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세 개 은행의 이자이익이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1년 새 이자이익이 2500억원가량 줄었으며 신한은행 2000여억원, KEB하나은행은 1500여억원 감소했다.

주요 은행들은 이자이익 감소에 맞춰 펀드·방카슈랑스 등을 팔아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이자이익 대비 2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보험·증권사와의 경쟁,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 등으로 언제 줄어들지 모르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저금리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은행들이 본업 외의 부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태명/박한신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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