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던 글로벌 증시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증시에 상승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오후 1시0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16포인트(1.37%) 오른 1860.44에 거래되고 있다. 설 연휴 직후인 11일과 12일 양일간 82.5포인트가 하락한 충격에서 벗어나며 1860선을 회복했다.
지난주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영향을 받았다. 지난 12일 다우존스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 상승한 15973.84로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도 1% 이상 상승했다.
유럽시장 역시 독일이 2.45%, 영국이 3.08%, 프랑스가 2.52% 오르는 등 주요 선진국 증시가 모두 반등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원유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감산을 반대해 왔던 수하일 빈 모하마드 알 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연합 에너지 장관의 발언이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12일 마즈루에이 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원유 감산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를 불안케 했던 저유가 기조가 풀릴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국제유가는 12% 이상 폭등했다.
이달 중순부터 이어지는 글로벌 정책회의는 위기 수습을 위한 정책 공조의 압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급락세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위기의식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증시 하락세에서의 변곡점은 결국 정책 상승동력(모멘텀)뿐”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본과 유럽, 미국의 경기 부양정책이 실패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면서 “현재 금융시장의 변동성 국면이 완화되면 실물경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이 춘제 연휴동안 쌓인 글로벌 증시의 낙폭을 얼마나 흡수할 지에 따라 주변국들의 증시 흐름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8.53포인트(2.84%) 하락한 2684.96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다소 줄이고 있다. 하락세로 출발하기는 했지만 앞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홍콩항셍지수와 홍콩H지수(HSCEI·항셍중국기업지수))가 각각 5%, 7% 급락한 것보다는 완만한 추세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휴기간 중 있었던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이 중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연초부터 명절 휴장 전까지 보였던 불안한 행보를 반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저우샤오 총재는 지난 13일 “위안화가 약세로 갈 것이라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며 “투기세력이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에 대해 못을 박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반등과 중국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증시 하락에도 국내 증시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만큼 현재 시점에서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홍춘욱 연구원은 "코스피는 중국 증시의 방향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중국 증시가 크게 부진하며 위축되지 않는다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경우 과거 서킷브레이커 발생 이후 지수는 평균 5거래일이면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며 “증시 폭락을 야기했던 요소들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국내 증시도 제한적이나마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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