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휘 기자 ] 올 1월의 가계빚 증가 규모가 역대 1월과 비교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집단대출이 증가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잔금 납입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증가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641조2815억원으로 한 달 새 2조164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6조9081억원 대비 증가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긴 했지만 그간 1월 증가 수준을 고려하면 2008년 통계를 편제한 이후 사상 최대다.
보통 1월엔 주택거래가 비수기인 데다 연말에 기업이 상여금을 지급하면서 주택담보 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모두 감소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 1월엔 주택시장으로 대출이 풀리면서 은행의 가계 대출이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은 5919억원 줄어든 반면 주택담보 대출은 2조7561억원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월에도 주택담보 대출이 2조5000억원 늘긴 했지만 그때와 달리 집단대출 비중이 높아졌다”며 “지난해 아파트 신규 분양이 늘면서 집단대출 또한 꾸준히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계약할 때뿐만 아니라 중도금, 잔금 납입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며 “작년에 분양한 아파트에 대한 집단대출은 올해까지 여파를 미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기업 대출 잔액은 167조4000억원으로 3조원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563조6000억원으로 4조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40조원으로 1조1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올해 1월 말 현재 1388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9000억원 줄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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