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여의도 증권가 저승사자' 남부지검, 은행·보험도 사정권

입력 2016-02-16 18:52  

'금융·증권 수사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합수단 역할 축소 우려 딛고
금융기업 수사 '특수통' 배치
평검사 12명…작년보다 늘려
"금융전반 사각지대 비리 근절"



[ 오형주/황정환 기자 ] 올해 ‘금융·증권범죄 중점청’ 2기째를 맞은 서울남부지검이 주가 조작 등 증권범죄뿐만 아니라 은행·보험 등 금융가 전반의 구조적 비리 수사에 나선다. 기업·금융 관련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이 새로 배치되면서 검찰의 ‘금융 수사 컨트롤타워’에 걸맞은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부지검은 이달 초 평검사 인사를 통해 12명의 평검사를 금융조사1·2부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 배치했다. 작년 말 기준 이들 부서에 배치된 평검사 수(11명)보다 한 명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올해 들어 여의도 증권가를 향한 남부지검의 칼날이 다소 무뎌질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지난달 6일 검찰의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금융조사1부장이 합수단장직(부장검사급)을 겸하게 되면서 합수단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김수남 검찰총장 등 검찰 惻杏灌?지난 1일 열린 전국검사장회의에서 “횡령·배임 등 기업범죄나 시세 조종 등 자본시장 교란행위를 집중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남부지검에 힘을 실어줬다.

새로 남부지검에 배치된 검사 중 인천지검 특수부를 거쳐 합수단에 합류한 이기홍 검사(사법연수원 39기)가 눈에 띈다. 이 검사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나와 공인회계사로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법무부와 대검찰청 등에 금융을 비롯한 특수수사 경력이 우수한 검사를 배치해 달라고 요청해 대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서 금융조사1·2부가 옮겨오면서 신설된 2차장검사에는 2014년 2대 합수단장을 지낸 조재연 차장검사(25기)가 발탁됐다. 금융·증권 수사를 총괄하는 남부지검 2차장은 특수부 등을 이끄는 중앙지검 3차장과 함께 기업 관련 수사를 전담해 요직으로 꼽힌다. 조 차장은 대검 중앙수사부 등을 거치며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등을 수사한 ‘특수통’이다. 형사1~4부를 관할하게 된 조상철 1차장검사(23기)는 대검 공안기획관, 법무부 대변인 등을 두루 거친 엘리트 검사로 불린다.

합수단장을 겸하는 서봉규 금융조사1부장검사(26기)는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출신으로 상법·공정거래법 등 경제법제 개정작업을 맡아 법리에 능통하다는 평이다. 형사부 외 부서에선 이례적으로 혼자서 7명의 평검사(금융조사1부 3명, 합수단 4명)를 휘하에 두게 됐다. 대검 중수부와 감사원 방위산업비리특별감사단 등을 거친 박길배 금융조사2부장검사(29기)는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 기업수사로 이름난 검사다.

남부지검을 이끄는 김진모 講瑛?19기)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거쳐 작년에 인천지검장을 지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대학(서울대 법대)과 연수원 동기다. 김 검사장은 “증권뿐 아니라 금융 전반에서 그동안 살피지 못한 사각지대의 구조적·고질적 비리를 들여다볼 것”이라며 “신속하고 절제된 수사로 시장의 공감을 얻겠다”고 말했다.

오형주/황정환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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