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작 게임 하나도 없었는데…엔씨소프트 목표가 오르는 이유 있었네

입력 2016-02-17 18:23  

빅데이터 이 종목

'효자' 온라인게임 쌍두마차…블레이드앤소울 안정적 매출
북미·유럽 이용자 200만명 넘어…이익 줄었지만 1년간 주가 23%↑

모바일게임 '물량공세'로 역습…올해 6편 신작게임 출시 대기
영업이익 사상 최대 전망…자사주 1510억 매입도 호재



[ 김익환 기자 ] 1998년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큰 반향을 불러왔다. 끼니를 거른 채 게임에만 몰두하는 ‘리니지 폐인’이 속출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고 PC방 ‘창업붐’에도 한몫했다. 18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리니지는 누적 매출(월간 이용료 등)이 올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새 게임 공백’ 탓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리니지·블레이드앤소울 ‘실적 안전판’

엔씨소프트는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86% 내린 23만8000원에 마감했다. 기관투자가가 3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하락했지만 최근 1년 새 22.99% 올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8383억원)과 영업이익(2375억원)은 전년보다 0.05%, 14.64% 줄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감소했다. 새 게임을 한 편도 내놓지 못한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놨지만 증권사들은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24만원에서 32만원으로 높인 것을 비롯해 삼성증권(31만원) 메리츠종금증권(30만원) 유안타증권(28만원) 등이 “영업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선전했다”며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리니지와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 주목하고 있다. 리니지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9% 늘어난 3130억원, 블레이드앤소울은 37.34% 증가한 1140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두 게임이 꾸준한 매출을 내면서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9일 북미와 유럽에 선보인 블레이드앤소울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섰고 북미에서만 최소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9일까지 151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 반격

엔씨소프트는 올해 6개 안팎의 모바일 게임을 국내외에 내놓는다. 국내에서는 ‘리니지 온 모바일’ ‘리니지 레드나이츠’ ‘아이온 레기온즈’ ‘팡야’ 등을 출시한다. 일본과 중국에는 각각 ‘소환사가 되고 싶어’와 ‘블레이드앤소울’을 선보일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내놓는 모바일 게임들이 성과를 거두면서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사상 최대인 3338억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로 온라인 게임시장을 평정했지만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는 넥슨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은 지난해 3조5916억원으로 전년보다 2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게임 매출(5조6847억원)은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엔씨소프트는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게임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했다. 이 회사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사업부에서도 모바일 R&D 인력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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