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후 준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면서 상속이나 증여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사회적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지난해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동안 상속이나 증여하면 절세 방안이나 상속 방법에 관한 논의들이 많았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상속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과 태도를 깊이 있게 들여다봤다. 그 결과 상속에 대한 관심 정도와 정보력에 따라 상속을 대하는 자세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상속에 대한 관심과 정보력이 모두 높은 ‘계획형’이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재무 전문가이거나 주위로부터 자문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주변을 통해 가장의 사망 뒤 거액의 상속세를 부담하거나 가족이 상속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상속 준비를 미리 해둬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두 번째는 ‘강박형’으로 상속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정보력이 부족한 경우다. 자녀나 손주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재산을 물려줌으로써 경제적 기반을 확실히 마련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물려줄 재산의 규모가 크다 보니 절세에도 관심이 많지만 실질적인 정보는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 번째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초월형’이다. 과거에는 강박형으로 살았지만 암 질환 등 어려움을 경험하고 나서 가치관이 급변한 경우다. 아등바등 살았던 과거를 반추하면서 재물과 자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재산을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물려주고 싶어 한다.
마지막은 상속에 대한 관심도 적고 정보도 부족한 ‘연기형’이다. 이들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가 아니라고 여긴다. 상속에 대한 고민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다. 상속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일상이 바빠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도 이 유형에 속한다.
사실 상속과 관련해 계획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강박형 아니면 연기형인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상속은 하루아침에 일사천리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긴 시간을 갖고 미리 계획해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까지 상속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다면 붉은 원숭이의 해에 반드시 실천해야 할 목표로 삼아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상속에 대한 내 생각과 태도는 무엇이고, 나는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부터 살펴봐야겠다.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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