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2위 판매 정체된 사이 혼다코리아, 소형 이륜차 공략
작년 1만4631대 판매 16% 급증
위기 느낀 2위 KR, 신차 확대…1위 대림은 4만대 판매 목표
[ 최진석 기자 ]
국내 이륜차 시장 경쟁구도가 ‘2강 체제’에서 ‘3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 1, 2위인 대림자동차와 KR모터스 판매량은 감소하는 반면 혼다코리아의 판매실적은 급증하고 있어서다. 혼다코리아는 KR모터스를 700대 차이로 바짝 추격하는 중이다. 업계에선 올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토종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 해외 진출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2위 노리는 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의 지난해 신규 등록 대수는 1만4631대다. 전년보다 2058대(16.4%) 늘었다. 2위 KR모터스(1만5330대)와의 판매 격차를 2000대에서 700대 수준으로 좁혔다.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를 기록한다면 KR모터스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혼다코리아는 2010년까지 매년 3000여대를 팔았다. 이후 소형 이륜차 제품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외형을 키웠다. 이 회사는 2010년 배기량 125㏄짜리 스쿠터 PCX를 출시했다. PCX 판매 호조로 이듬해인 2011년 4000대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6000대를 넘겼다. 이어 2013년 배달용 오토바이의 원조로 잘 알려진 ‘슈퍼커브’를 내놓았고, 이듬해인 2014년 1만대 고지를 훌쩍 넘겼다. 올해 판매목표는 작년보다 소폭 늘어난 1만5000대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내구성과 품질 경쟁력이 뛰어난 혼다 선호도가 높아 판매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R모터스, “소형 이륜차 시장 공략”
국내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KR모터스는 신제품 출시, 판매망 확대 등으로 혼다코리아와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작년 3월 성상용 사장이 취임한 뒤 신차 개발과 연구인력 영입, 해외 수출 확대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작년에는 주력 모델인 스포츠 모터사이클 ‘엑시브250’ 신차를 내놓았다.
성 사장은 “소형부터 대형 모터사이클까지 모든 부문에서 신차를 개발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며 “올해는 소형 이륜차 신차 DD110과 B6 등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D110은 배기량 110㏄짜리 상용 이륜차로 슈퍼커브와 경쟁차종이다. B6는 PCX와 비슷한 스쿠터 차종이다. 성 사장은 “소형 이륜차 출시로 내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형 모터사이클인 GV300과 전기차 등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KR모터스는 라오스의 한인(韓人) 기업 코라오홀 厦별?2014년 S&T모터스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회사다.
◆업계 1위 대림 “올 판매량 4만대 회복”
업계 1위 대림자동차의 판매량도 줄고 있다. 2000년대 초반 7만대가 넘었지만 작년에는 3만6650대로 감소했다. 작년 10월 대림자동차의 새 지휘봉을 잡은 김방신 사장은 “올해 4만대 이상 팔아 시장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소형 스쿠터 Q2의 2016년형 신차와 함께 상용 이륜차 2종을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신차를 선보일 때 중국산 저가 부품을 조립해 쓰면서 품질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판매 감소의 주 원인”이라며 “올해 내놓을 신차는 품질을 한 단계 높여 출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자동차는 배기량 125㏄ 이하 소형 스쿠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장 큰 모델도 배기량 250cc 중급 이륜차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형 이륜차 판매비중이 큰 만큼 신차 출시로 4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이륜차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연간 3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시장 규모가 10만대 수준으로 위축됐다. 장기간 대림자동차와 KR모터스의 2강 체제가 유지되면서 연구개발(R&D)이 부족했고, 바이크에 대한 관심도 그리 높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3강 구도가 형성되고, 레저용 바이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크 3사의 시장점유율은 70%가량이다. 나머지는 BMW, 할리데이비슨, 대만산 등이 차지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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