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래 테마공원 준공
관광객 88만여명 찾아
내달 '고래 이야기길' 개방
크루즈 여행선도 운항키로
[ 하인식 기자 ]
지난 21일 오후 울산 장생포항 일대 고래문화관광특구. 장생포고래집 등 20여곳의 고래 전문음식점이 관광객들로 붐볐다. 윤경태 고래상인협동조합 이사장은 “관광객이 많이 오면서 매출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이날 고래생태체험관과 고래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도 5000명을 넘었다. 장생포 인구 약 1600명의 세 배가량이 다녀간 셈이다.
장생포항은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포경금지 전까지만 해도 국내 최대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다. 하지만 포경금지 이후 포경선 선주와 어민들이 떠나면서 당시 인구 2만여명에 달하던 장생포는 급속히 쇠락했다.
하지만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가 2005년부터 고래를 테마로 한 지역개발사업을 하면서 장생포항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272억원을 들여 장생포에 전국 유일의 고래테마공원인 고래문화마을을 준공했다.
이 곳에는 포경산업이 한창이었던 1960~1970년대 동네 풍경을 재현한 ‘장생포 옛마을’과 실물 크기의 고래 배 속 체험장, 고래조각 정원, 수생식물원 등을 조성했다. 장생포 옛마을에는 고래를 잡는 포수, 선장, 선원, 해부장 등의 집과 작업공간을 비롯해 학교, 식당, 이발소 등 추억 어린 건물 23개 동이 복원됐다.
남구는 6억원을 들여 장생포에 고래잡이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의 정취를 더듬는 ‘고래마을 이야기길’을 조성해 오는 3월2일 개방한다. 이야기길에 마을 정체성과 고래를 주제로 하는 500m의 벽화거리를 조성하고, 골목 여유공간 곳곳에 화단을 설치했다. 길 입구에는 고래 꼬리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고래문화마을과 연결되는 산책로를 조성해 이용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남구는 고래문화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400~500m를 걸어 이동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민자 42억원을 포함해 총 100억여원을 투입, 고래문화마을을 순환하는 1.5㎞ 길이의 모노레일 건립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고래생태체험관 옥상에서 출발하는 모노레일은 시속 4.5㎞의 속도로 고래연구소와 장생포 옛마을을 지나 울산대교와 가장 가까운 5D영상관(7월 준공) 인근의 산책로, 고래조각정원을 거쳐 다시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전체 1.5㎞를 이동하는 데는 20~25분 소요된다. 모노레일은 지상에서 3~4m, 최대 7~8m 높이에 설치된다.
남구는 여름 휴가철에는 크루즈 고래바다여행선(550t급)을 운항해 올해 최소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스토리가 있는 고래 문화관광을 통해 장생포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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