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016년 빅쇼트'의 예고편일까…中 위안화 놓고 '갑론을박'

입력 2016-02-23 11:33  

[ 김아름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위안화 등 중국발(發) 이슈로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리먼 사태' 예고자 카일 배스가 올해 내 다시 한 번의 '위안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8년 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와 요즘 카일 배스의 모습을 비교, '2008년 리먼 사태'를 담은 영화가 아니라 '2016년 글로벌 증시에 대한 예고편'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미국의 헤지펀드 헤이먼캐피탈을 설립한 카일 배스는 지난 10일 투자자들에게 "위안화 가치가 최대 40% 하락할 것"이라고 편지를 보냈다.

그는 기존 투자액을 모두 회수해 포트폴리오의 85%를 위안화와 홍콩달러의 약세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일 배스는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를 정확히 예측했던 헤지펀드 전문가다.

그는 10년 새 3조 달러에서 34조5000억 달러로 불어난 중국 은행권의 자산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산 확대와 함께 늘어난 부실채권이 막대한 규모라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이번 중국의 부실채권 정리 사이클에서 중국 은행의 손실액은 3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6500억 달러)의 4배를 넘는 수치다.

중국 정부가 이를 해결하려면 결국 외환보유고를 건드리게 돼 이것이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헤지펀드의 '거물' 조지 소로스 역시 최근 중국이 경착륙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음을 암시한 바 있다.

'과도한 우려'라고 꼬집는 전문가들도 물론 상당수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카일 배스의 근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3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외환보유고가 부족한 사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30%까지 확대돼야 은행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그리스 은행의 부실 비율에 해당될 정도로 중국에서 리스크가 확산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역시 반발했다.

저우샤오 총재는 "투기세력이 외환시장을 좌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위안화 국제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ICC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권의 부실채권으로 인한 최대 손실 규모는 1조5000억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배스가 예측한 손실액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시장 흐름이 위안화 절하보다는 '수성'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미국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연기할 확률이 높아졌고, 열흘 앞으로 다가온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도 금융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양회에서 중국은 통화 완화, 환율 안정을 위한 자본통제 강화와 함께 금융 리스크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은행권 규제 완화와 부실대출증가에 대한 대비, 블랙리스트 기업 확정 등의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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