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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수수료'를 내야 하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다.
유럽에 이어 일본이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행 예금이나 금융 상품 대신 현금을 보유하는 게 가장 안전한 투자 방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신영자산운용은 23일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아 현금이 아닌 저평가 '가치주'에 투자하는 게 정답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내는 기업을 찾아 장기 투자하는 게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주가 지수는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게 이 회사 진단이다.
◆ "워런 버릿 3년 부진...변화 조짐 보인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사장)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창립 20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성장, 마이너스 금리로 투자 빙하기를 맞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내 현금을 맡겼을 때 이익을 많이 창출해 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은 국내 '가치투자의 명가'라 불리는 운용사로, '신영마라톤펀드'와 '신영밸류고배당펀드' 등을 대표 펀드로 보유하고 있다. 이들 펀드의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은 각각 460%, 560%에 달한다.
이 대표는 "세계 경제는 몇 년 동안 박스권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 상승을 가정한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투자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고 사모펀드도 예전 같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분야, 어떤 스타일의 주식 투자를 해도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최근 한 가지 눈여겨 봐야 할 것이 미국의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의 투자 성적표"라고 소개했다.
가치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지난해 증시에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악 실적을 기록했다. 그가 소유한 복합 기업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해 말 수익률이 연초부타 10% 이상 떨어져 부진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뿐 아니라 지난 3년 간 워런 버핏의 투자 수익은 시장을 5% 이상 밑돌았다"며 "그 이유는 3년 간 시장을 주도해온 것이 '팡'(FANG, 페이스북 등)과 '바이오헬스' 등 소위 성장주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1999년 닷컴 버블이 일었을때도 워런 버핏의 성적은 3년 간 저조하다가 이후 살아났다"며 "올해 또는 조만간 멀지 않은 장래에 워런 버핏 스타일의 (가치주 투자) 흐름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제조업 대표주 주목…지주회사도 바람직"
신영자산운용은 가치주 중에서도 특히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대형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주요 제조업의 대표 종목 주가는 현재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국의 공급 개혁 정책으로 업황은 갈수록 살아날 것이란 진단이다.
허남권 부사장은 "포스코 등 일부 제조업 대형주의 주가는 역사상 최저점에 있다"며 "올해부터 중국발(發) 공급 과잉이 해소된다는 걸 감안하면 이들 종목의 투자 가치는 어느 업종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3년 동안은 중소형주에 투자해서 수익이 많이 났지만 이제는 무게 중심이 대형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들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은 낮고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가능성은 높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포스코의 경우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에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 가까이 나온다"며 "다른 계열사가 어려워진탓에 적자가 났지만 철강은 세계 최고 ROE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또 "전략적으로 가치주 투자는 (배당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대주주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게 좋다"며 "따라서 지주회사 또는 지주회사 성격을 가진 회사에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보통주와 비교해 60% 가격에 불과한 지주회사 우선주도 좋은 가치주라고 추천했다.
그는 "가치주 투자는 시황에 크게 불안해하거나 흔들릴 필요가 없다"며 "지수 등락이 단기 투자자에게는 악재지만 장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호재"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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