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선 산업부 기자 inklings@hankyung.com
[ 남윤선 기자 ] “너무합니다…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데….”
한국경제신문이 23일자에 ‘삼성도 LG도…공장 짓기 힘든 나라’ ‘15조원 투자한 삼성 평택공장…전력 부족해 가동 멈출까 피 마른다’는 기사를 보도한 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우리도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요지부동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게 요지였다.
삼성은 경기 평택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짓고 있다. 하지만 전력공급공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 안성시와 충남 당진시가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인근 지자체들이 반대에 나선 것은 벌써 1년 전이다. 그런데도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산업부와 한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산업계의 시각이다.
산업부와 한전 관계자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차례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전 측도 “추가 비용이 수백억원 들더라도 삼성 공장에 들어가는 전력은 문제없이 준비할 계획”이라며 “당진시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는 등 부단히 애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산업부와 한전이 노력하고 있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노력’과 ‘문제해결’은 별개다. 아무리 노력해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 노력의 방법론이 잘못됐을 수 있어서다.
삼성은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지었다. 중국 정부는 첫 10년간 법인세를 면세해주고, 그다음 10년간은 5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공장과 이어지는 전용 고속도로도 지어줬다. 공식 확인되진 않았지만 공장 터 인근에 문화재가 있는지 검사하는 과정도 대폭 축소해줬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 덕분에 삼성은 일사천리로 시안공장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산업부와 한전이 억울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에 투자할 때의 불편함은 삼성을 비롯한 기업 데이터에 고스란히 남을 것이고, 이들의 다음 투자에 참고가 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른 ‘원망’은 정부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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