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수지 기자 ] “세계 자본시장에서 한국이 안 보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과거 외국기업 인수합병(M&A)에 실패했던 상처를 잊고 글로벌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임석정 CVC캐피털파트너스 한국 회장)
‘혼돈의 세계 경제, 자본시장의 새 물결’을 주제로 23일 열린 ‘2016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두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본시장 변화와 한국 투자은행(IB) 업계의 발전방향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존 워커 한국맥쿼리그룹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 수석부회장, 임석정 회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20년간 JP모간 한국 대표를 지낸 뒤 지난해 유럽계 사모펀드(PEF)인 CVC캐피털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긴 임 회장은 “20년 전만 해도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본시장이었지만 최근 중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가 급성장하면서 뒤처졌다”며 “국내총생산(GDP)을 놓고 보면 일본과 한국 간 차이는 3배지만 M&A시장 규모는 8배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에선 공모보다는 사모 투자가 활발해지는 추세지만 자본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한국은 두 시장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공적 자본시장과 사적 자본시장이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금융시장에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커 회장은 “IB가 중개수수료(브로커리지)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인프라투자 부동산투자 등 각 회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유연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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