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석 기자 ]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2016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한 차량 역시 공교롭게도 회장님의 차,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이하 마이바흐 S클래스)다. S클래스는 원조 ‘회장님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가장 정확한 말일 것이다.
마이바흐 S클래스는 지난해 새로 등장한 모델이다. 출시 배경은 살짝 기구하다. 벤츠가 S클래스에 최상급 모델을 설정하고 여기에 마이바흐라는 이름을 붙여 탄생한 모델이다. 마이바흐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초고급 럭셔리 세단 브랜드다.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함께 5억원 이상 초고가 럭셔리 세단시장의 양대산맥이었다. 세계 각국의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등 VVIP들의 애마로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그룹은 마이바흐 브랜드를 2013년 폐지했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등 영국 경쟁자들에 밀린 탓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그렇게 마이바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2013년은 마이바흐의 끝이 아니었다. 새로운 시작이었다. 마이바흐는 첫 번 ?메르세데스 차량 개발의 주역인 기술자 빌헬름 마이바흐의 이름을 딴 브랜드다. 다임러그룹이 회사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마이바흐 브랜드를 그렇게 내칠 리 없었다.
벤츠는 2013년 S클래스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내놓은 뒤 ‘왕의 귀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해 S클래스의 3억원짜리 최상급 모델에 마이바흐 브랜드를 적용했다. 전면부에는 벤츠의 삼각별이 붙어 있지만 뒷문 유리창에는 ‘M’자 두 개를 겹쳐 놓은 마이바흐 엠블럼이 자리 잡았다. 후미등 위에도 마이바흐 로고가 박혀 있다. 실내 곳곳에도 마이바흐 엠블럼을 배치한 이 모델은 기존의 S클래스보다 한층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등장했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 회장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마이바흐 S클래스는 국내에서 1000대 이상 팔렸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마이바흐 S클래스 외관을 보면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이 휠이다. 마치 쟁반을 붙여놓은 듯한 드럼 타입의 휠이 적용돼 있다. 이 휠은 초기 마이바흐의 전통을 계승한 부분이다. 날로 휠 모양새가 화려해지는 가운데 드럼 휠은 한층 차별화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마이바흐 S클래스의 전체적인 모양새는 S클래스와 다르지 않지만 측면 디자인은 마이바흐를 위해 별도로 설계됐다. 일반 S클래스의 휠베이스(앞뒤 차축 간 거리)를 200㎜ 늘렸음에도 뒷좌석 도어 길이는 66㎜ 짧아졌다. 그만큼 디자인이 자연스럽다.
실내 분위기는 고급스러운 저택의 ?潁?연상시킨다. 뒷좌석은 항공기 1등석 좌석에 버금갔다. 시트는 개인 체형에 맞춰 머리와 목, 등받이, 허벅지와 다리 등 18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다. 널찍한 공간과 시트의 움직임은 몸을 완전히 눕다시피 할 수 있다. 이외에 다양한 편의사양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마이바흐 S클래스는 소유주가 뒷좌석에 앉고 기사가 운전하는 ‘쇼퍼 드리븐 카’가 기본 콘셉트이지만 직접 운전해도 즐거운 ‘오너 드리븐’ 조건도 갖추고 있다. 시승 차량은 마이바흐 S클래스 중에서도 가장 배기량이 큰 6.0L 12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530마력으로 슈퍼카 급이다. 스포츠모드로 놓으면 품격을 갖춘 낮고도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지면을 박차고 뛰어나간다. S클래스의 가장 큰 장점은 회전반경이다. 차체 길이가 5.5m에 달하지만 방향을 틀거나 유턴(U턴)할 때 널찍한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에 따라 차량이 재빠르게 머리를 돌렸다.
고속 주행을 해도, 소음 많은 광화문이나 시청 앞 광장을 지나도 차량 안은 조용했다. 도서관 수준의 정숙성은 24시간 업무를 쉴 수 없는, 때로는 방해받지 않고 쉬고 싶은 VVIP들을 위한 배려다. 벤츠는 뒷좌석 정숙성 향상을 위해 시트 아래 보강재를 추가로 집어넣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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