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값등록금 성공 정착의 조건

입력 2016-02-24 18:03  

홍한국 < 동의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


정부는 대학생과 학부모의 높은 등록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12년부터 ‘소득 연계형 반값 등록금’을 국정과제로 채택해 지난 4년간 예산을 대폭 확충했다. 지난해에는 등록금 총액인 14조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7조원을 정부(3조9000억원)와 대학(3조1000억원)이 부담하면서 반값 등록금 정책이 수치상으로는 달성됐다.

부산 동의대도 2015학년도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이 55.3%였으며, 2학기에는 학생들의 등록금 전액 감면이 41%에 이르렀다. 학생 10명 중 4명꼴로 등록금을 내지 않고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힘입어 생계형 자퇴는 2011년 280명에서 지난해 35명으로 대폭 줄었으며, 학비마련을 위한 가사휴학도 597명에서 463명으로 줄었다. 과거에 비해 학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는 게 통계적으로 입증된 것으로, 적어도 반값 등록금 정책은 학교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의대는 등록금을 지속적으로 인하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등록금만큼 부담을 느끼는 취업 관련 어학 연수비와 자격증 취득 비용 등에도 장학금을 지원했다. 국가장학금 시행 초기에 학생들은 소득에 따른 차등 지원이 아닌 모든 剋壎湧?등록금을 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을 통한 눈높이 홍보로 반값 등록금의 이해를 높였다.

반값 등록금 정책과 관련해 개선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반값 등록금의 수혜자는 학부모가 돼야 한다. 연말정산 시기에는 학부모의 문의가 많았는데, 자녀가 국가장학금을 받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해부터 등록금 고지서에 국가장학금을 감면한 실납부액만 고지하면 이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또 수년간 등록금 인하로 대학 재정은 한계에 이르러 실험과 실습이 필요한 학과에 대해 비용 지원을 충분히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가장학금 II유형의 일부라도 교육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대학의 자율권을 허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은 정부를 대신해 국가장학금을 지급·대출·홍보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 현장의 어려움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하고, 대학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홍한국 < 동의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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