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너지·바이오사업 등 미래 신사업 탄력 받을 듯
[ 송종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달 18일 열리는 SK(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사내이사로 복귀한다. 최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SK(주) 사내이사로 복귀하는 것은 2014년 3월 이후 2년 만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주)는 25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주총에서 의결할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건 가운데에는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 포함됐다. 재계에선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 이사회를 거쳐 주총에서 최종 의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뒤 같은 해 3월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작년 8월 특별사면을 받은 최 회장은 과거 사내이사를 맡았던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SK(주)에 복귀하는 방안을 막판까지 검토했다.
하지만 작년 말 불거진 혼외자 고백 여파로 사회 일각의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SK(주) 사내이사만 맡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SK(주) 사내이사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은 대주주로서 책임경영 ?실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 사내이사에 복귀하는 것을 계기로 최 회장이 그룹의 주요 현안을 적극 챙길 것이란 게 SK 안팎의 시각이다. 최 회장은 작년 말 있었던 혼외자 파문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경영활동에는 정상적으로 임할 것”이란 의사를 밝혀왔다. 최 회장은 새해 벽두부터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을 찾는 등 현장경영을 펼쳐왔다.
현재 최 회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현안은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에너지), SK텔레콤(통신), SK하이닉스(반도체) 등 3개 주력 계열사가 모두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 빠져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기는 했지만 국제 유가 급등락이 거듭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성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기업의 대대적인 공세와 D램값 급락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대폭 줄어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은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최근 신에너지 사업을 지목했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둬 신에너지 사업을 펼치는 주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내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바이오 분야도 미래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다. SK(주)는 최대 1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제약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 8월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크게 활성화됐던 SK그룹이 작년 말 최 회장의 혼외자 고백 이후 다시 위축 조짐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최 회장의 SK(주) 사내이사 복귀를 계기로 그룹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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