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3일째 필리버스터…여당 "국민 볼모로 희대의 선거운동"

입력 2016-02-25 18:58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격돌

은수미 "성남중원 예비후보"
새누리 "총선 이벤트장 전락"

더민주 "역풍 불라" 출구 모색
"국정원 견제장치 강화땐 협조"



[ 유승호 기자 ] 새누리당은 25일 테러방지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대해 “총선 이벤트” “정신 나간 짓” “강경 진보좌파” 등의 표현을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얼굴 알리기 이벤트장으로 전락했다”며 “국민 목숨을 볼모로 한 희대의 선거운동”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가정보원이 전 국민의 휴대폰을 뒤질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잘못된 내용”이라며 “사법부 통제를 받아야 해 권한 남용이나 인권침해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정책위원회 의장은 “야당 의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시간을 채워 기록이나 세우려는 허망한 행태뿐”이라며 “정신 나간 짓을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광우병 사태와 같은 느낌이 든다”며 “필리버스터에 나오는 사람의 이력을 살펴봤더니 국가보안법 위반 등 강경 진보좌파”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필리버스터 발언에 나서면서 “더민주 성남 중원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활동하고 있는 은수미입니다”라는 발언도 선거운동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북한은 청와대 타격 협박하는데 테러방지법도 못 만드는 국회’ ‘우리 정부는 못 믿고 북한은 철석같이 믿는 더불어민주당’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야당은 3일째 필리버스터를 했다. 전날까지 4명이 테러방지법 반대 토론을 한 데 이어 이날은 유승희 최민희 더민주 의원, 김제남 정의당 의원, 신경민 더민주 의원이 차례로 나섰다.

더민주는 필리버스터를 지속하면서도 국가정보원 견제 장치를 강화하면 법안 처리에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여당과 26일 처리하기로 합의한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 수 있는 데다 필리버스터가 장기화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출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외부 견제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 정보위원회 상설화를 대안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해 통신 감청에 대한 제재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의 대안을 야당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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