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한국의 과학연구소는 개발도상국의 모델인가?’
미국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970년 3월6일자에 이런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1966년 2월 박정희 대통령과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의 합의로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이렇게 국제 무대에 소개했다. 당시 사이언스는 “2400만달러가 투입된 한국의 연구소 설립 프로젝트는 개도국의 과학기술 역량 배양, 과학기술 지원을 통한 경제 발전 가속화, 유능한 해외 거주 한국 과학자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로마신화에서 주피터 눈썹에서 성장한 미네르바에 빗대 미네르바 프로젝트라고 일컫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이언스는 그로부터 46년이 지난 2016년 2월26일자 최신호에 설립 50주년을 맞은 KIST 이병권 원장(사진)의 기고를 실었다. 사이언스가 특정 연구소의 설립 기념일을 맞아 이처럼 사설 지면을 할애한 건 드문 일이다.
이 원장은 ‘50돌을 맞은 KIST, 기적을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KIST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조망했다. 그는 먼저 “한국은 6·25전쟁 후유증과 경제난을 겪은 극 茶뮈【?과학기술 투자를 통해 초고속 성장국으로 거듭난 보기 드문 나라”라며 “한국 과학의 시초도 KIST 설립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은 농업 중심에서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의 산업구조로 바뀌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세계 1위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최근 KIST 역할도 바뀌고 있다. 이 원장은 “KIST의 주요 임무는 기초·원천 기술 연구개발이지만 연구 성과를 실질적으로 상용화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KIST 지원으로 베트남에 세워질 ‘V-KIST’를 소개하며 50년 전 미국의 원조로 설립된 KIST가 인류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기여하는 것도 강조했다. 그는 “KIST는 인구 증가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식량 부족, 건강과 질병 문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연구개발의 선도자가 되겠다”고 끝을 맺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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