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과 한국 잇는 외교관 꿈꾸는 오강바야르씨, 서울대 졸업식 대표 연설

입력 2016-02-26 17:38   수정 2016-02-26 17:53

“꿈을 이루기 위해 밤새 공부하고 동아리에 봉사활동까지 하는 서울대 공부벌레들과의 5년이 제게는 별세상에서의 도전이었습니다.”

28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한 몽골 출신 오강바야르 씨(24·사진)는 “수많은 도전이 다가오겠지만 다가올 어려움보다는 미래의 희망을 보고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며 이렇게 말했다.

정치외교학부를 졸업하는 오강바야르씨는 2013년 고려인 3세 홍야나씨(27) 이후 외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서울대 졸업생 대표 연설대에 올랐다. 1992년 몽골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어·러시아어·터키어 등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며 외교관을 꿈꿨다.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에 낀 몽골과 한국은 공통점도 많고 앞으로 경제·외교적으로 협력할 일도 많다고 생각해 2010년 한국으로 유학왔다. 2011년 서울대 입학 후에는 외국인학생회(SISA) 회장을 맡는 등 교류 활동 확대에 힘쓰고 인권차별을 겪는 유학생들을 도왔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와 학비를 벌기 위해 공장 노동, 이삿짐 옮기는 일, 호프집 서빙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며 “힘들 때마다 ‘어려움 속에서도 부정적인 것보단 좋은 것을 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일하니 한국어를 더 잘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강바야르씨는 “서울대를 다니면서 온몸으로 느낀 것은 바로 책임감”이라며 “서울대생임과 동시에 모국 몽골 유학생 대표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또 그는 “모르는 것 투성이던 저를 졸업생 대표라는 영광의 자리에 서게 한 것은 외국인이라는 편견 없이 저를 대해준 서울대 구성원들 덕분”이라며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제가 한국에서 꿈을 찾았듯 앞으로도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오강바야르씨는 앞으로 1년간 한국과 몽골을 오가며 인턴활동 등을 통해 견문을 넓힐 계획이다. 그는 “1년 후에는 대학원에 입학해 외교학을 더 심도있게 공부하고 조국에 돌아가 외교관이 돼 한국과 몽골을 잇는 교두보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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