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교수들 '내 강의는 최고' 자신감 가져야지 무엇이 두려워 개혁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입력 2016-02-26 18:28  

인터뷰 / 이달 말 퇴임하는 이용구 중앙대 총장

"이제 교수가 대학의 중심이던 시대는 지나
'교수 이용구' 내려놓고 중앙대 사태수습 매진
서울총장포럼 '공유대학' 프로젝트 맡을 것"



[ 오형주 기자 ] “지난 3년간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중앙대와 한국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만큼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62·사진)은 26일 기자와 만나 퇴임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이임식을 한 이 총장은 이달 말을 끝으로 중앙대 총장직은 물론 정년이 3년 남은 교수직에서도 물러난다. 이 총장은 “총장에 취임하면서부터 개혁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다”며 “총장직을 내려놓는 날이 교수 생활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처음부터 스스로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지난해 박용성 전 이사장의 ‘막말 파문’에 이은 사퇴와 박범훈 전 총장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교수협의회 등은 학교 측이 내놓은 학과제 폐지 등 구조조정 방안에 반발하며 총장 불신임 운동을 벌였다. 이 총장은 당시 몇몇 보직 교수들로부터 ‘교수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 그만 내려놓자’는 사퇴 권유를 받았다. 이 총장은 “만약 그때 총장에서 물러났다면 학교는 중심을 잃고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며 “정말 힘들었지만 중앙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의식 하나로 ‘교수 이용구’를 내려놓고 사태 수습에 매진했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지난해 학사일정에 눈곱만큼의 차질도 없었고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없었다”고 했다.

그간 적지 않은 고초를 겪었음에도 이 총장의 대학 개혁에 대한 소신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 총장은 “학령 인구 감소와 온라인 공개강좌(무크·MOOC) 도입 등으로 교수가 대학의 중심이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교수들은 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는 것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교수라면 학생들에 대해 ‘내 강의 안 들으면 평생 후회할 걸’이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무엇이 두려워 학과제 폐지를 반대하며 학생들을 붙잡아 두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개혁에 반대했던 교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지난 1월 서울지역 23개 대학 총장 모임인 ‘서울총장포럼’이 학점교류 등에 대한 공동협약을 체결한 것은 초대 회장을 맡은 이 총장의 개혁 구상에서 비롯됐다. 이 총장은 “대학 총장들은 한국 고등교육의 미래 비전 제시를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그동안 줄기차게 정부 재정 지원만 요구해왔다”며 “서울지역 총장들만이라도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차원에서 뜻을 모았?rdquo;고 말했다.

이 총장은 “서울총장포럼에서 대학 간 강의와 시설 등을 공유하는 ‘공유대학’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로서 활동할 예정”이라며 “정부에서도 ‘공유대학’에 관심이 큰 만큼 바람직한 구조개혁 모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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