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10곳 중 7곳 "투자 늘려 수출위기 극복"

입력 2016-02-29 17:47  

한국은행 설문…"긴축경영"은 30%

IT "투자 확대"…조선·철강 "긴축"



[ 황정수 기자 ] 국내 제조업체 70%가 올해 경기 상황이 나쁘지만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신제품 출시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경영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제조업체 1748개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BSI가 63을 기록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인 작년 6월(66)보다 낮았다고 29일 발표했다. BSI가 100보다 낮다는 것은 경기가 안 좋다고 응답한 업체가 좋다고 답한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은이 대표 제조업체 336곳을 대상으로 지난 1월18일부터 2월12일까지 ‘수출 리스크(위험)에 대한 대응전략’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약 70%가 공격적인 대응책을 밝혔다. 응답 기업의 24.5%는 글로벌 마케팅 강화, 24%는 R&D 투자 확대 및 신제품 출시, 11.2%는 신산업 개척, 6.4%는 가격 인하를 통한 수출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답했다.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등 긴축경영을 할 예정이라고 답한 기업은 29.1%였다. 업종별로는 스마트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체들의 투자 의지가 강했다.

설문 대상 IT 제조업체 33곳 중 32.8%는 수출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R&D투자 확대 및 신제품 출시’를 꼽았다. ‘글로벌 마케팅 강화’와 ‘신산업 분야 개척’이라고 답한 비율도 각각 19.7%였다. ‘긴축경영’을 선택한 IT 제조업체의 비율은 23.0%에 불과했다.

업황이 부진한 조선과 철강 등에서는 ‘비용절감·구조조정 등 긴축경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는 업체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조선업체 18곳의 50.0%, 철강업체 25곳의 45.2%가 ‘긴축경영’을 통해 수출 위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조선과 철강업종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수출 확대로 올해 매출과 수익성이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업체가 악화될 것이란 업체보다 많았다. 조사 대상 기업의 66.1%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33.9%였다. 매출 증가를 예상한 기업의 절반 정도(48.2%)는 매출 증가폭을 ‘0~5% 미만’으로 응답해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 업체의 비율(32.7%)이 ‘악화될 것’으로 답한 기업의 비율(26.5%)보다 높았다. ‘전년 수준은 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40.8%였다.

수출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36.1%가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둔화’를 꼽았다.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 지속’(18.6%), ‘엔화·위안화 약세 등 수출경쟁국의 통화가치 절하’(15.3%) 등도 주요 수출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IT 자동차 등 수출 주력업종에서 공통으로 ‘중국 등 주요 수출국 경기둔화’를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자동차업체 등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자동차업종에선 ‘수출경쟁국의 통화가치 절하’(25.0%)를 우려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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