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블 패널 기술 활용
LCD보다 가볍고 화질 좋아
빠르면 내년 말 양산 시작
[ 정지은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에 자동차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과 이들이 생산할 자동차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최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12월부터 해당 제품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이들과 구체적인 제품 사양 등을 협의 중이다.
공급 물량의 상당수는 휘어진 형태의 플렉시블 OLED가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및 자동차 업계에선 “2018년부터는 계기판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적용한 완성차가 대세를 이룰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1위 도전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부회장(사진)이 진두지휘해 자동차용 OLED 패널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부회장은 “2016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차지해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까지 이 분야에서 매출 20억달러를 올려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작년 세계 자동차용 패널 시장(5인치 이상)에서 LG디스플레이는 13.2%의 점유율로 이노룩스(18.9%) CPT(13.7%) AUO(13.5%) 샤프(13.4%)에 이어 5위에 그쳤다. 기존 자동차용 패널 시장은 대만, 일본 업체가 주도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기존 거래처를 제외하고 자동차용 패널 사업 후발주자인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OLED 패널이 완성차의 주력이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LG디스플레이는 2012년부터 OLED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용 패널의 무게중심이 OLED로 옮겨가는 것은 우리에게 큰 기회”라며 “이미 유럽 완성차 업체 상당수를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1조84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파주시에 짓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OLED 패널 생산공장은 자동차용 패널시장 공략의 메카가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공장을 2018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대세로 뜨는 OLED 패널
자동차용 OLED 패널은 자동차 내부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와 계기판(클러스터) 등에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이 부분에 유리 기판으로 된 평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주로 사용됐다. 자유롭게 휘고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적용하면 CID나 계기판의 모양과 크기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
OLED 패널은 LCD보다 화질이 선명하고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도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OLED 패널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이 같은 장점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운전 중 수시로 살펴보는 CID나 계기판 패널을 달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새 수익원될까
자동차에 들어가는 OLED 패널 개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자동차에 각종 정보기술(IT)이 적용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 1억3411만개에서 2018년 1억5515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TV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디스플레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완성차 시장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로운 수익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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