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서비스 신산업 활성화에 일자리 있다

입력 2016-03-02 17:39  

ICT 결합, 돌풍 일으킨 새 사업들
기존 산업구조 뒤흔드는 지각변동
융합과 혁신의 시대 규칙 정비해야

김현주 <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



최근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시무식에서 “공유경제 같은 혁신적 사업모델이 하드웨어 가치를 약화시키고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경쟁의 판을 바꾸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업계 현실에서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신성장 산업인 공유경제에 대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제도권 내로 편입해 창업과 새로운 기업 활동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유경제는 2008년 로렌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물건의 소유가 아니라 여럿이 서로 빌려 쓰고 나눠 쓰는 경제 활동’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20세기에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경제가 이어지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품이 꺼지자 자산 가치가 폭락하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소비절약 운동이 일어났는데, 이때 협력적 소비라는 아이디어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혁신을 가져온 것이 공유경제 사업모델이다.

공유경제 사업모델은 빈방, 돈, 공간, 교통, 서비스, 음식, 물건 등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뿐만 아니라 노동, 시간, 재능까지 나누는 형태로 진화해 가고 있다.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업체지만 실제로 소유한 부동산은 없으면서도 세계 최대 호텔체인 힐튼보다도 시가총액이 높다. 우버는 어떤가.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회사지만 소유하고 있는 차량은 한 대도 없다. 20세기 초, 미국 산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시가총액은 각각 55조원 내외인데 2009년에 설립된 우버의 작년 말 시가총액은 76조원에 달한다. 사업을 시작한 지 6년 된 기업이 자동차업계 전통 강자보다 기업 가치가 높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침체, 성장속도 둔화, 인구통계학적 변화, 노동력 증가분 감소, 글로벌 소득에서 최상위층이 차지하는 비중 증가, 소비 기피 현상이 만연한 가운데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몇몇 청년들이 지난 세기 세계를 지배했던 초일류 기업들을 추월하는 데 몇 년 걸리지 않는 시대가 됐다. ‘창조적 괴짜’가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주역은 힘의 규칙을 준수하는 자가 아니라 규칙을 깨뜨리는 자와 규칙을 창조하는 자에게서 찾을 수 있다.

지금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이 폭풍우 속에서 조업하던 한 배는 해안 쪽으로, 또 다른 한 배는 바다 쪽으로 키를 돌리고 있다. 과연 어느 배가 살아남을까. 항구로 향한 배는 침몰하고 먼 바다로 향한 배는 무사히 귀환할 것이다. 수심이 낮아질수록 파도가 높아지는 탓이다. 변화의 태풍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언젠가 페이스북 개발자 모임터에서 보았던 티셔츠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빨리 실패하라. 더 크게 실패하라. 그리고 계속 도전하라. 승자는 한 번 더 시도해 본 패자이다.’ 계속해서 도전하는 삶이 지치고 힘들 때는 ‘우표’에서 희망을 찾아보자. 우표의 유용성은 어딘가에 도달할 때까지 한 가지에 꼭 달라붙어 있는 것에 있지 않은가. 우리의 당면 목표는 창조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당면 목표에 절대 떨어지지 않는 우표를 붙여야 하지 않을까.

김현주 <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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