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세 경영시대'] 독특한 두산 경영권 승계 방식

입력 2016-03-02 17:47  

형제간 우애 기반으로 한 사우디 왕가 승계와 비슷


[ 남윤선 기자 ] 두산그룹의 경영권 승계 원칙은 형제간 우애를 기반으로 한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승계 방식과 비슷하다. 한 세대가 장자를 시작으로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맡은 뒤 그다음 세대로 넘긴다. 과거엔 ‘60세 이후 취임, 70세 이전 퇴임’ 원칙이 대부분 지켜졌지만 박용만 회장 때부터는 회장 승계 나이가 젊어졌다.

두산의 3세대 경영은 1981년 3세대의 장자인 박용곤 회장이 맡으며 시작됐다. 박용곤 회장은 47세에 회장 자리에 올라 17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이후 형제 순서대로 박용오 회장(7년), 박용성 회장(3년), 박용현 회장(3년), 박용만 회장(4년)을 끝으로 3세대 경영이 마감됐다. 박용만 회장 아래에 막냇동생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있지만 1986년 선친에게 상속받은 지분을 종잣돈 삼아 무역업을 시작하면서 그룹 간 승계구도에서 빠졌다.

박용오, 박용성, 박용현 회장은 60세 이후 취임해 70세 이전에 퇴임했다. 재계에선 이를 두산의 승계 원칙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용만 회장은 57세에 취임해 61세에 물러나게 됐다. 박정원 회장은 올해 54세다. 승계 원칙이 항상 원활히 지켜진 것은 아니다. 2005년 박용성 회장이 취임할 때 박용오 회장이 이에 반발해 동생을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고발한 ‘형제의 난’을 겪기도 했다. 이때 두산그룹 측은 인사에 반발한 박용오 회장을 가문에서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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