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응급환자 붐비는 대형병원…서울대병원도 20시간 기다려야

입력 2016-03-03 18:18   수정 2016-03-04 05:21

종합병원 응급실 '포화상태'…붐비는 상위 20곳 14시간 대기


[ 고은이 기자 ] 전국에서 응급실이 가장 붐비는 병원은 서울대병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보훈병원은 중증 응급환자가 수술실이나 병실로 올라가지 못하고 꼬박 하루를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도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전국 응급실 중 가장 붐비는 20곳의 평균 ‘과밀화지수’는 107%였다. 전체 응급센터 평균(52.6%)을 한참 웃돈다. 과밀화지수는 응급실 내원 환자 대비 병상 수를 뜻하는 것으로 100%를 넘으면 응급실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간이침대나 의자, 바닥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이 과밀화지수 182%로 전국 병원 중 가장 붐볐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1위다. 전년(175.2%)보다 상황이 더 악화했다. 전북대병원(140.1%) 경북대병원(132.4%) 전남대병원(106.4%) 등 전국 11개 병원의 응급실이 100%를 웃돌았다. 지난해 가장 붐비는 20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한 환자의 6.6%가 전체 응급병상의 43.4%를 점유했다.

중증 응급환자의 수술·입원이 지연돼 응급실에 대기하는 시간도 상?20곳 평균이 14시간이나 됐다. 급한 처치가 필요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도 반나절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보훈병원의 대기시간(23시간)이 가장 길었다. 그 다음으로 부산백병원(21.2시간) 서울대병원(20시간) 전북대병원(18.2시간) 등의 순이었다. 다만 중앙보훈병원은 작년 하반기엔 10.2시간으로 줄어 문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시설·장비·인력에 대한 법정기준 충족률은 81.9%였다. 전년(83.9%)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취약지 응급의료기관의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응급센터인 전북대병원과 충북대병원도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대구와 충북지역의 충족률이 전년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지만 서울, 인천, 울산, 제주지역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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