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더 빠르고, 더 쉽게…창업 공식이 달라졌다

입력 2016-03-03 18:40  

볼드

피터 디아만디스 / 스티븐 코틀러 지음 / 이지연 옮김 / 비즈니스북스
/ 420쪽 / 1만6800원



[ 최종석 기자 ] 10년 전만 해도 숙박업은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었다. 호텔 영업을 하려면 실제 건물 하나를 지어야 했다. 에어비앤비의 접근 방식은 달랐다. 이 회사를 통하면 집 안의 남는 방이나 빈 주택을 민박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생긴 지 6년 만에 192개국 3만4000개 도시에 60만여개의 민박집을 소개했고 1100만여명 이상이 이용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최근 100억달러로 평가돼 하얏트호텔(84억달러)을 넘어섰다. 건물 하나 올리지 않고서 말이다.

우버는 승객이 되고 싶은 사람과 차량 소유주가 서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으로 택시와 리무진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범한 지 4년 만에 35개 도시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80억달러에 달한다.

두 회사는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10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회사를 세웠다. 이들은 그동안 자본 집약적 사업의 규모 확장에 대한 상식을 뒤엎었다. 실리콘밸리가 주목하는 혁신기업가로 창업교육기관인 싱귤래리티대 학장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볼드》에서 이런 변화의 저변에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첨단 기술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기하급수 기술’의 등장이다.

기하급수 기술이란 한 개가 두 개로 되는 점진적 발전이 아니라 두 개가 네 개로, 네 개가 여덟 개로 발전하는 기술이다. 컴퓨터가 가장 대표적인 기하급수 기술이다. 손안의 스마트폰은 1970년대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 더 빠르면서도 100만배는 저렴하다.

저자는 “급격한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곧 거대한 기회”라고 말한다. 기하급수의 힘을 활용해 새롭고 대담한 기업을 시작하라는 것. 엘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대부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한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사업화해 시장의 지배자가 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담하게 아이디어를 실현시킬까. 저자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스타트업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노동력은 아웃소싱으로 해결하고, 수많은 사람에게서 소액의 투자금을 조달받는 크라우드 편딩을 통해 자본금을 모을 수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회사인 PC툴스는 첫 백신 프로그램 제작을 인도 회사에 1000달러를 주고 맡겼다.

PC툴스는 연매출 1억달러를 달성한 뒤 글로벌 보안기업인 시만텍에 팔렸다. 저자는 “오늘날처럼 고도로 연결된 세상이라면 기업가들은 수백만명의 잠재적 후원자, 10억명이 넘는 고객과 즉시 연결될 수 있다”며 방법은 열려있으니 대담한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행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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