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운제재 나서…북한 기항 3국 선박 입항 금지
나진·하산 사업 중단 검토
미국 새 금융제재도 준비
군핵심 11명 특별제재 지정…미국 자산 동결·입국 금지
EU·호주도 추가 제재 검토
[ 워싱턴=박수진/도쿄=서정환/김대훈 기자 ] UN 안전보장이사회가 2일(현지시간) 북한 선박검색과 무기수출 금지, 광물거래 금지 등 초강도 제재 내용을 담은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한 뒤 한국·미국·일본 정부의 북한을 겨냥한 독자 제재 움직임도 발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UN 안보리를 통한 다자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국이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과 호주 등도 추가 제재를 검토하는 등 북한 도발을 응징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도 검토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3일 한국을 방문 중인 앤드루 켈러 미국 국무부 제재담당 부차관보와 만나 양국의 독자 대북제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단장은 지난달 23일 미국 재무부의 금융제재담당 실무자 ?제니퍼 파울러 테러자금·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와도 금융제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폭침 후 5·24 대북제재에 들어갔고, 최근 북한 도발 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도 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추가 카드는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 △5·24 대북제재 조치의 더 엄격한 적용 △대북 물자반출 통제 강화 등이다. 그동안 예외적으로 허용해온 민간 교류사업을 전면 중단한다든지,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추진 중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지속 여부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안은 다음주 초께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추가 행정명령 준비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2일 북한 권력 핵심층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과의 거래 및 미국으로의 입국을 금지하는 내용의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재 대상엔 북한의 최고권력기관 국방위원회를 포함해 5개 기관이 올랐다. 북한 정권의 2인자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오극렬·이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해 북한 당과 군의 주요인사 11명을 특별제재 대상으로 지명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들은 미국에 특별히 자산을 두고 있지 않고 미국과의 교류도 없어 실효적 제재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효적 조치는 지난달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대북제재 법안이다. 이 법안은 북한과의 거래를 도운 제3국의 개인·단체까지 제재할 수 있고,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할 근거를 담고 있다. 북한이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이 되면 북한과 국제 금융시장의 거래가 끊겨 핵개발 자금줄을 실질적으로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가로 준비 중인 행정명령에도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시기를 못박을 순 없지만 북한을 겨냥한 새로운 행정명령이 준비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보리 제재의 빈틈을 보완할 금융제재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U·호주도 독자 제재 추진
일본은 이미 인도적 목적을 포함한 모든 북한 국적 선박과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일본 입항을 금지하기로 확정했으며 국회의 사후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북한을 방문한 핵·미사일 관련 외국인 기술자의 재입국 금지와 북한으로의 송금 금지(인도적 목적의 10만엔 이하는 제외) 조치 등도 포함됐다.
EU는 이미 시행 중인 △대북 금융·무역제재 △개인·단체의 자산동결 및 여행제한에 이어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도 독자적 조치를 통해 제재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박수진/도쿄=서정환 특파원/김대훈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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