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조선업 구할 전문인력 키우자"…서울대에 '해양플랜트 인재관'

입력 2016-03-04 18:21  

해양구조물 설계 실험실 등 연구공간 마련…2018년 완공


[ 오형주 기자 ]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가 해당 분야의 기초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에 나선다. 해양플랜트 기초연구 및 설계능력 향상을 목표로 ‘해양플랜트 인재양성관’(조감도)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4일 서울대에 따르면 해양플랜트 인재양성관 설립을 위해 관악캠퍼스 조선해양공학과 건물(34동)이 지난달부터 재건축 공사에 들어갔다. 새 건물은 연면적 4960㎡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2018년 완공된다. 지하 1층~지상 2층의 3개층을 터서 층고 8m가 넘는 개방형 실험공간(오픈 클러스터)으로 꾸미기로 했다. 국내 대학에선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해양플랜트 설계의 핵심인 ‘다상유동성능시험’ 등 특수 실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다상유동성능시험은 해저 유정에서 석유나 가스를 퍼 올릴 때 기체, 고체, 액체 등이 혼합된 물질이 파이프라인을 타고 올라오는 동안 온도나 수분 변화에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실험이다.

김용환 조선해양공학과장은 “노르웨이과학기술대(NTNU) 등 해양 선진국 대학들은 일찌감치 길이가 1㎞에 달하는 다상유동성능시험 시설을 갖춰 경쟁력을 확보해왔다”며 “실험 설비 마련을 위해 관련 기업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세계 최대 선박검사기관인 영국 로이드선급협회가 이 건물에 일부 시설을 기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선급은 로이드교육연구재단(LRF)을 통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대에 45억원의 연구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존 조선해양공학과 건물은 지어진 지 40년이 넘어 외벽이 뜯겨나가고 천장에 금이 가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건물 구조상 첨단 연구시설 설치도 불가능해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협동과정, 해양플랜트 특성화대학 사업단 등은 자체 공간 없이 셋방살이를 해야 했다. 김 학과장은 “조선과 달리 해양플랜트 분야는 고급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와 교수 인력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관련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설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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