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만수 기자 ] “솔직히 홈런 친 건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마지막 타석에서 병살타를 친 게 여전히 기분 나쁘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사진)는 8일(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MLB) 시범경기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잘한 것보다 보완점을 먼저 냉정하게 짚는 그다운 발언이었다.
이대호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6회초 린드의 1루수 대수비로 교체 출전했다. 그는 6-10으로 뒤진 8회말 좌완투수 맷 레이놀즈를 상대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85마일짜리 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미국 프로야구 데뷔 이래 첫 홈런이다. 이대호는 초청 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시애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이대호는 8-10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병살타로 물러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홈런으로 타율 0.400(5타수 2안타)을 기록한 이대호는 25인 로스터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시애틀은 이날 난타전 끝에 8-10으로 패했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이날 소식을 듣고 “이대호는 생각이 깊은 선수”라며 “정말 잘했다. 기량을 갖췄고 그 정도 의지가 있으니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팀 간판스타 조 마우어와 함께 휴식을 취했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여섯 번째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도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번 시범경기 성적은 18타수 무안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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