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100% 사전제작…유료방송·인터넷에 동시 개봉
제작사·스타트업 등 지원
"시장 독점" 경쟁사 반발…KT는 "합병 무효" 소송도
[ 안정락 기자 ]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과 합병한 뒤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1년간 총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합병을 반대해온 KT와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유통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KT는 자사 직원을 통해 지난달 합병안을 통과시킨 CJ헬로비전의 주주총회 결의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둘러싼 논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라마 등에 대규모 투자
SK브로드밴드는 8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CJ헬로비전과 합병 이후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앞으로 1년간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제작사 등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펀드 가운데 1500억원은 SK(1000억원)와 CJ(500억원)가 직접 출자하고 나머지 1700억원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조성된 펀드로 콘텐츠 제작에 2200억원을 투자하고 스타트업 활성화에 1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 펀드 220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은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일반 영상 콘텐츠 확보에 쓰인다.
또 600억원은 1인 창작자 프로그램과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기반의 뉴미디어 제작에 투입하고, 나머지 400억원은 글로벌 콘텐츠 펀드로 조성해 국내 제작사의 해외 진출 등을 돕기로 했다.
이 사장은 “투자 이후 회수되는 자금과 수익 등으로 1800억원을 재투자해 앞으로 5년간 총 5000억원을 콘텐츠 활성화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창업투자사 제작사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KT·LG유플러스 “시장 독점”
SK브로드밴드는 드라마 등 콘텐츠를 100% 사전 제작해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인터넷, 케이블TV 등 다양한 방송 플랫폼에서 동시 개봉하는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이다. 이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사장은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성공 스토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의 투자 계획에 KT와 LG유플러스는 “펀드 구성과 실행방법에 구체적 설명이 없다”며 “콘텐츠 유통 시장을 독점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SK브로드밴드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는 업체만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T 직원은 지난달 말 열린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결의한 CJ헬로비전의 임시 주총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지난 7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냈다.
KT 측은 소송을 하려면 주주 자격이어야 하기 때문에 KT 법인 대신 CJ헬로비전 주식을 보유한 직원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소장에서 “CJ헬로비전의 주식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해 주주로서 손해를 입었다”며 “SK텔레콤이 정부 승인도 있기 전에 CJ헬로비전 주총에 관여한 것은 방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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