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위험 고수익' 세컨더리펀드 뜬다

입력 2016-03-10 00:06  

기관·고액자산가 뭉칫돈 몰려
벤처캐피털, 잇따라 펀드 조성
'메디치2014-1' 수익률 50% 전망



[ 오동혁 기자 ] ▶마켓인사이트 3월9일 오전 6시12분

중소·벤처기업의 구주(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투자하는 세컨더리펀드가 벤처펀드 시장에 대세(大勢)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 위험이 낮고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기관 및 고액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270억원 규모의 ‘메디치2014-1세컨더리펀드’는 최근 투자금을 전액 소진했다. 펀드를 결성한 지 1년여 만이다. 이 펀드는 베셀 민앤지 더블유게임즈 등에 투자했다.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거나 상장을 추진 중인 업체다. 펀드 청산 때 50% 이상의 연환산 수익률(IRR)을 거둘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세컨더리펀드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소·벤처기업에 주력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초기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한 엔젤투자자와 펀드가 갖고 있는 기존 지분을 사들인다. IPO를 앞둔 후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손실을 볼 위험이 작고 회수 기간도 짧다.

세컨더리펀드의 수익률은 다른 벤처펀드를 압도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가 2014년 해산한 벤처펀드의 유형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세컨더리펀드가 IRR 15.08%로 1위를 차지했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주력으로 투자하는 특허펀드가 12.08%로 2위였다. 이어 일반 중소·벤처펀드(5%), 신성장기업펀드(4.47%) 등의 순이었다.

최근 신규 세컨더리펀드 조성에 나서는 벤처캐피털도 잇따르고 있다. 코오롱그룹 계열 벤처캐피털인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31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했다. 제이앤티인베스트먼트도 같은 달 100억원 규모로 펀드를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IBK캐피탈과 SBI인베스트먼트가 손잡고 7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했다. 지앤텍벤처투자와 키움인베스트먼트도 각각 530억원, 4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소형 사모투자펀드(PEF) 형태로 펀드를 조성하는 벤처캐피털도 있다. 지난해 설립된 케이앤투자파트너스는 51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조성 중이다. 일부 금융사와 개인을 투자자로 확보해 이달 중 펀드 결성 총회를 열 예정이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세컨더리펀드는 상장을 1~2년 앞둔 기업에 투자한 뒤 해당 기업이 IPO에 성공하면 곧바로 지분 매각에 나서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다른 벤처펀드에 비해 현저히 짧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은 낮고 수익률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기관과 고액자산〉湧?앞다퉈 돈을 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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