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2015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상장 기업들의 주주총회(이하 주총)는 여전히 3월 금요일에 몰려있어 주주들의 참여 제한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 25일에만 절반 가까이 몰려…주주 참여 제한될 수 밖에
1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월에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상장사는 1620여곳이다.
넥센타이어, 삼성정밀화학, 미원화학 등 9개 상장사를 제외하고(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시장 포함)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3월에 집중적으로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것이다.
주총은 3월중에서도 주 후반에 무더기로 몰려있다. 3월 11일과 18일, 25일 등 둘째주부터 마지막주 금요일 오전 9시~10시에 집중돼 있는 것. 이 쯤되면 '주총 담합'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주 금요일인 11일에는 삼성전자, 신세계, LG 디스플레이 등 54사(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46사,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8)가 정기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18일에는 LG그룹 계열사와 아모레퍼시픽, 농심, 대한항공 등 337곳이 주총을 연다.
특히 이달 마지막 금요일인 25일은 '슈퍼 주총데이'로 불린다. NHN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셀트리온 등 무려 722곳이 주총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주총을 진행하는 상장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약 44%) 수준이다.
주총 쏠림 현상은 매년 비판이 일고 있지만 올해도 큰 변함은 없는 모습이다. 주총 날짜가 몰려있으면 여러 회사의 주식을 동시에 보유중인 주주들의 참여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최근 기업들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 기조에 힘입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주총 참여라는 기본적인 주주 권리를 제한해 놓고 주주친화경영을 하겠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 모양새다.
◆ 무더기 주총 방지 위한 '전자투표·전자위임장'…전체의 5% 불과
한국예탁결제원은 무더기 주총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주주들이 일일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참여는 저조하다. 3월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 이용을 신청한 기업은 지난 8일 현재 110사(유가증권 44사, 코스닥 63사, 코넥스1사, 비상장 2사)다.
예탁원에 등록된 12월 결산 상장법인 수(1975사)에 비하면 약 5%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다만 예탁원은 "3월 넷째주 주주총회 개최 법인의 경우 3월 둘째 주까지 이용 신청이 가능하므로 전자투표, 전자위임장 도입 상장사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주요 상장사들이 매년 3 ?특정일에 집중적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전자투표, 전자위임장을 도입해 주주가 손쉽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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