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김과장·이대리의 천재성 모으면 '혁신 조직' 된다

입력 2016-03-10 18:02  

혁신의 설계자

린다 힐 외 지음 / 이은주 옮김 / 북스톤 / 304쪽 / 1만6000원

누구에게나 특출난 능력 있어…리더 역할은 이를 합치는 것
협업·시행착오 통한 학습 등 역량 이끌어낼 환경 조성해야

'집단 천재성' 대표사례는 픽사…"영화에 수만개 아이디어 담겨"
엔딩 크레디트에 전직원 이름



혁신에 대해 꿈도 꾸지 못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끊임없이 혁신을 이뤄내는 조직도 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조직행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린다 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혁신의 설계자》에서 한국, 미국, 독일, 인도 등 7개국 리더 12명을 심층 연구해 혁신 리더는 어떤 사람인지, 이들 리더가 어떻게 혁신 조직을 구성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또 공저자와 함께 각자 몸담았던 조직에서 수천명의 리더를 관찰하며 축적한 경험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단 천재성(collective genius)’이 어떻게 혁신으로 발현되는지에 대한 사례를 함께 소개한다.

크든 작든, 모든 조직의 구성원은 일말의 천재성을 보유하고 있다. 혁신 리더의 역할은 이런 개인의 천재성이 충분히 발휘되고, 이것이 합쳐져 ‘집단 천재성’으로 전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집단 천재성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가장 적합한 예가 ‘픽사’다. 애드 캣멀 픽사 최고경영자(CEO)는 “픽사 영화에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이 낸 수천, 수만개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관찰한 혁신 조직의 공통점은 협업과 발견적 학습, 통합적 의사결정이다. 픽사 조직문화의 특징은 협업이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 점검회의(dailies)’다. 이 회의에서는 제작 담당자가 모여 진행 과정을 검토하고 논의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또 시행착오를 통한 발견적 학습법을 취했다. 제작에 앞서 캐릭터와 스토리를 실연(實演)하고 수정하는 일이 반복됐다. 통합적 의사결정도 중요하다. 픽사 구성원 모두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영화 제작에서도 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리더는 전체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한 사람의 능력과 수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모든 직원이 각자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자신이 전체의 일부라는 소속감을 유지할 수 있다. 픽사는 작품의 엔딩 크레디트에 모든 구성원의 이름을 올려 공로를 치하한다.

루카 드 메오는 2010년 말 초대 폭스바겐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됐다. 당시 마케팅팀은 협업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며, 통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의지와 역량이 부족했다.

메오는 마케팅부서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를 ‘브랜드 구축’에서 찾았다. 그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조직인 ‘마케팅 웍스(Marketing Worx)’를 구성해 본사와 현지에서 선발한 직원들에게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게 했다. 마케팅 웍스는 최상의 해법이 나올 때까지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하며 보완하는 협업의 장이다.

신차 출시 전략 수립도 기존의 단계적인 업무 방식에서 상호 협력 과정으로 변화시켰다. 메오는 다양한 부서에서 11명을 선발해 경차 브랜드 ‘업(Up)’ 시리즈를 전담하게 했다. 거대 조직 안에서 작은 조직의 정신을 되살리려는 의미였다. 이들이 제출한 신차 출시 계획안은 당시 가장 통합적인 출시 전략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일 이베이는 창조적 민첩성을 기반으로 이베이그룹에서 성공적으로 급부상한 혁신 사례다. 당시 책임자는 필리프 유스투스였다. 독일 이베이는 전체 이베이 중 유일하게 기업 판매자와 개인 판매자의 등록 절차를 구분함으로써 기업 판매자에게 특화한 가격 책정 체계를 제공했다.

그가 제안한 ‘마이크로 프로젝트’는 매일 방출되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유용한 도구였다.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상의하다 보물 찾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한 시간마다 크리스마스 보너스로 1000유로를 주는 행사였다. 이런 행사로 사이트 트래픽이 폭증했다.

독일 이베이는 ‘바로 구매(buy it now)’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시도했다. ‘바로 구매’를 통해 구매자는 미리 정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자 경매 없이 고정가로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글로벌 이베이로 확산했다.

독일 패션 브랜드 MCM을 인수한 김성주 회장도 저자들이 관찰한 혁신 리더다. 김 회장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목적 지향적인 접근법’이다. 저자들은 MCM 연구개발팀의 혁신 사례로 친환경 전략을 소개한다. 당시 시장에 나온 명품은 환경에 유해한 PVC 함량이 높은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를 대체하고자 연구개발팀은 천연섬유와 친환경 합성섬유를 이용한 신소재를 개발해 PVC 소재 제품의 매출 비중을 50% 이하로 낮췄다.

혁신 리더들은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직원의 혁신 의지를 이끌어 냈을까. 해답은 ‘공동체 의식’이다. 메오는 “누구나 자신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더 크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낄 때 혁신 과업을 수행하려는 의지와 욕구가 생긴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저마다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키웠고, 개인의 역량이 ‘집단 천재성’으로 통합돼 혁신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강조한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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