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다양한 문제 해결하는
범용 인공지능 개발이 목표
너무 세진 알파고 평가 위해 창의적인 이세돌 9단 선택
[ 박근태/전설리 기자 ]
“여러 분야의 과학을 접목해 다방면에 사용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11일 대전 유성 KAIST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바둑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2연패 늪에 빠뜨린 알파고 개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인공지능 개발이 인간 정신의 수수께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 분야의 아폴로 프로그램(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일)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이 아끼는 ‘체스 천재’였다. 네 살 때 체스를 배우기 시작해 10대 초반 영국 체스 챔피언에 올랐다. 남들보다 2년 빠른 15세에 고교를 졸업한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게임 개발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전 세계에서 수백만개가 팔린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했다.
게임 프로그래머로 명성을 얻었으나 하사비스는 돌연 회사 생활을 접고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과학과에 진학한다. 22세에 졸업한 그는 직접 게임회사를 차렸지만 이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진학해 뇌과학 연구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기억과 상상이 뇌의 같은 부위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사학위를 받은 이듬해인 2010년 하사비스는 딥마인드를 창업하고 본격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 딥마인드는 창업 4년 만인 2014년 구글에 팔렸다. 매각 가격은 4억유로(약 5300억원). 당시 구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도 딥마인드를 탐냈다. 하사비스의 천재성 때문이었다. 딥러닝 등 인공지능에 조예가 깊은 엔지니어는 세계를 통틀어 수십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도전하는 분야마다 천재적 소질로 성공을 거뒀지만 그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사비스 대표는 “밖에서 보기엔 쉬워 보였지만 나에게는 아주 길고 어려운 과정이었다”며 “체스 게임처럼 자신이 가야 할 위치를 명확하게 찾은 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몰두하면 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현재 진행 중인 딥마인드 임무는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처럼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범용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범용 인공지능이란 사람처럼 백지 상태에서 스스로 학습해 다양한 분야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이다. 그는 “이는 바둑에서 연승을 거둔 알파고나 애플 비서 서비스인 시리, 체스에서 승리를 거둔 IBM의 딥블루처럼 특정 목적만 수행하는 인공지능보다 훨씬 더 막강한 시스템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인공지능 알 磁??개발에 게임을 접목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단순한 점수 내기 게임부터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49개 게임에 적용한 결과 사람에게 낙승했다는 결과도 얻었다. 그는 “게임이야말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했다.
이번 대국에서 이 9단을 선택한 이유로는 창의적인 바둑 스타일을 꼽았다. 그는 “내부의 대국에서 알파고의 성능이 너무 강해 스스로 평가할 수 없어 이번 대국을 마련했다”며 “이 9단은 알파고의 약점을 가장 잘 파악해줄 선수”라고 했다. 이어 “남은 세 번의 대국에서 이 9단이 잘해주기를 바란다”며 자신감까지 보였다.
알파고가 바둑 최고수를 연이어 꺾자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어두운 미래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사비스 대표는 “인공지능을 조수처럼 활용하고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리는 것”이라며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 개발은 수십년 후의 일이겠지만 지금부터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박근태/전설리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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