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항공사 유류할증료, 5월부터 거리에 따라 낸다

국토교통부, 아시아나 등 6곳 인가
기존 권역별 부과 방식서 탈피


[ 최병일 기자 ] 오는 5월부터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 유류할증료가 권역별이 아니라 거리에 따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일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국적 항공사 6곳이 새로운 국제선 유류할증료 체계를 마련해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가를 받지 않은 대한항공도 곧 새로운 요금체계에 합류할 전망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나 해운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것으로,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항공유(MOPS) 2개월 평균가격에 따라 변동된다. 항공유 가격이 갤런당 150센트를 넘어서면 7개 권역에 따라 할증이 붙으며 단계별 금액이 다르다. 유류할증료 체계가 바뀌더라도 1개월 단위로 항공유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할증료를 부과하는 기준은 그대로여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한 유류할증료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류할증료 체계 개편의 핵심은 권역별 부과방식에서 거리비례 구간제로 바꿔 거리가 가까운데도 더 많은 금액을 내는 ‘역전현상’을 없애자는 것이다. 예컨대 인천을 기점으로 미국 하와이는 7338㎞(9시간), 로스앤젤레스는 9612㎞(11시간), 시카고 1만521㎞(12시간30분), 뉴욕 1만1070㎞(14시간)로, 거리와 운항시간이 크게 차이 나고 항공유 사용량이 다르지만 유류할증료는 똑같이 붙는다.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세계를 △일본·중국 산둥 △중국·동북아 △동남아 △서남아시아·중앙아시아 △중동·대양주 △유럽·아프리카 △미주 등 7개 권역으로 나눠 같은 권역 안에서는 거리에 상관없이 같은 요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국적 항공사들은 항공사 사정에 따라 거리 비례 구간을 6~9개로 나누어 유류할증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아시아나는 500마일 미만, 500~1000마일 미만, 1000~1500마일 미만, 1500~2000마일 미만, 2000~2500마일 미만, 2500~3000마일 미만, 3000~4000마일 미만, 4000~5000마일 미만, 5000마일 이상 등 9개 구간으로 나눈다고 밝혔다. 저비용항공사(LCC)는 6개 구간으로 유류할증료 요금체계를 마련해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유류할증료 요금 체계가 정착되면 전에는 인천~하와이(4500마일) 구간이 인천~뉴질랜드 오클랜드(5983마일)보다 가까운데도 같은 권역이어서 동일한 요금을 냈지만 앞으로는 거리가 먼 오클랜드 노선의 유류할증료가 더 많아지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같은 권역이라도 거리 차이가 나는데 왜 유가할증료가 똑같으냐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며 “거리에 따라 부과하는 방식이 시행되면 할증요금 부과방식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불합리한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