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재무건강은 '안녕' 하신가요?

입력 2016-03-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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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형 <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 노부모들은 대부분 자녀와 동거하기보다 독립적인 삶을 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실시한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8년에는 33%가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한 반면 2014년에는 19%만 자녀와 동거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우리 주변만 봐도 혼자 혹은 부부끼리 살고 있는 노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홀몸노인 또는 노부부로 이뤄진 노인 단독가구는 1994년에는 45%였지만 2004년 55%, 2014년 68%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들로 구성된 가구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상당수가 경제적 불안감(25.8%)과 심리적 불안감(21.7%)을 호소했다. 몸이 아플 때 누가 자신을 간호해 줄 것인지(25.6%)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가구를 꾸리게 되면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의 가계부채 문제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말 발표한 ‘고령층 가계부채의 구조적 취약성’에 따르면 한국 고령층의 가계부채 문제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현재 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무려 74%에 이른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 고령층의 가계부채 비율이 20~30%인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노후에 안정적으로 소득을 보장해주는 연금소득은 다른 나라보다 낮다. 연금소득이 전체 노후소득의 70%를 웃도는 유럽 국가와 달리 한국 고령층의 연금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도 못 미친다. 총자산 중 금융자산 비율이 낮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돈 이야기를 꺼내기란 쉽지 않다. 혹여 자식에게 짐이 될까 봐 도움이 필요해도 말하지 않는 게 부모 마음이다.

여생 동안 쓸 생활비는 충분할지, 예상하지 못했던 부채 상환 문제는 없을지 홀로 고민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경제적인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아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넘어 건강 상태에 이르기까지 부모님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나의 노후 준비와 더불어 부모님의 재정상태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신혜형 <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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