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최고자문사로 선정
[ 이태호 기자 ]
자기자본 국내 1위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이 골드만삭스 등 경쟁사를 누르고 ‘국내 최고의 투자은행(IB)’으로 올라섰다. 국내 증권사의 강점인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은 물론이고 외국계가 독식해온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한 결과다.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삼일회계법인은 3년 연속 최고의 M&A 법률, 회계자문사로서 입지를 굳건하게 지켰다.
○NH투자증권 44% 몰표 받아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marketinsight.hankyung.com)가 최근 국내외 증권사와 연기금, 회계법인, 법무법인,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대표급 4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국내 최고의 IB’로 NH투자증권을 꼽았다. 2위 크레디트스위스(16%), 3위 한국투자증권(12%)과 두 배 이상의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1년 전 조사에서 NH투자증권은 골드만삭 ?18%)보다 적은 16%의 표를 얻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14년에도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27%)에 밀린 22%의 표를 얻어 2위를 했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채권 발행, M&A, 인수금융 등 전체 IB사업 영역에서 NH투자증권의 고른 성장에 주목했다. 한 응답자는 “국내 IB 중 유일하게 외국계 IB를 견제할 수 있는 M&A 자문 경쟁력을 갖췄다”고 호평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SK C&C와 SK(주)의 합병, 동양생명 매각 등 조 단위 M&A 자문을 맡았다. 인수금융 부문에서 약 2조8000억원어치를 주선해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했다. 기업공개(IPO)와 ECM 부문 순위도 가장 높았다.
국내 IB가 닮아야 할 글로벌 모델로는 응답자의 57%가 골드만삭스를 꼽았다. IB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는 자기자본투자(PI)에 기초한 IPO 주관과 M&A 자문,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글로벌 최고 IB로 성장해 귀감이 된다”고 평가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등 특정 영역에 집중해 성공한 호주 맥쿼리와 과감한 글로벌화 추진으로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한 일본 노무라증권은 두 번째로 많은 14%의 표를 얻었다.
○김앤장·삼일 ‘최고 자문사’
M&A 법률과 회계자문 분야에서는 ‘전통의 강자들’이 올해도 응답자로부터 호평받았다. 김앤장과 삼일회계법인은 2014년 설문 조사 시작 이래 3년 연속 해당 부문의 최고 자문사로 뽑혔다.
김앤장은 응답자의 53%가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M&A 법률 자문사로 평가했다. 2위 율촌(16%)이나 3위 태평양(13%)을 압도한 결과다. 응답자들은 “오랜 자문 거래 실적으로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김앤장의 득표 비율이 해마다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점은 눈길을 끌었다. 김앤장의 득표율은 2014년 70%에 달했지만 2015년 66%로 떨어지고 올해는 50%대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법률 자문 분야의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평판을 개선하는 법률자문사도 눈에 띈다. 올해 조사에선 홈플러스 인수 자문과 한온시스템 매각 자문을 수행한 법무법인 율촌의 선전이 돋보였다. 2014년 조사에서 4%, 지난해 5%의 표를 얻는 데 그쳤으나 올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응답자들은 율촌의 적극적인 영업과 정보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국내 회계자문 시장은 삼일회계법인·KPMG삼정회계법인·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EY한영회계법인 ‘빅 4’가 지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일회계법인은 이번 조사에서 74%의 표를 얻었다. 3년 연속 70% 안팎의 표를 얻어 ‘절대강자’ 지위를 자랑했다. 한 응답자는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홈플러스 매각, KT렌탈 인수 등 대형 자문 거래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넓은 네트워크와 다양한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자문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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