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격전지를 가다] 새누리당 이성헌 "패하면 서대문 떠나겠다"…더민주 우상호 "정치생명 걸었다"

입력 2016-03-15 19:09  

서울 서대문갑 이성헌 vs 우상호 '역대 전적 2승2패'

대학 밀집…젊은층이 변수
20~40대 비중 59% 차지

이성헌 "신촌 청년일자리센터" 건립
우상호 "홍제 등 4대 역세권 개발"



[ 이태훈 기자 ] “지면 서대문을 떠나겠다는 각오다.”(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 “정치 생명을 걸었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서울 홍제동에서 만난 이 전 의원과 우 의원은 “이번이 마지막 승부”라고 했다. 두 사람은 서울 서대문갑에서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다섯 번의 질긴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16·18대는 이 전 의원이, 17·19대는 우 의원이 각각 징검다리 승리를 거둬 20대 총선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두 사람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다.

이 전 의원이 14일 인왕시장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자 한 상인이 “주차장이 좁아 장사에 불편이 크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제가 그걸 해결하려 했는데 지난 선거 때 떨어지는 바람에…”라며 멋쩍게 웃었다. 상인은 “이번에 岾?테니 꼭 해결해달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야권 성향이 강한) 젊은 층 공략에 공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이날 홍제동 주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차를 주차해 놓은 곳까지 걸어가며 즉석 선거운동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악수를 청하며 “국회의원 우상호입니다”고 말했다. 옷가게 상인이 “선거운동 때 두르는 띠 하나만 주쇼. 내가 선거운동해줄게”라며 말을 건넸다. 우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심판 분위기가 강해 승산이 있다”고 했다.

서대문갑 유권자는 약 13만명이며 20~40대 비중이 59% 정도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이 밀집해 다른 지역보다 젊은 유권자가 많다. 최대 상권인 신촌과 이화여대 앞이 마포 홍대 상권 등에 밀려 경기가 좋지 않다.

이 전 의원은 대표 공약을 묻자 “신촌에 국가청년일자리창출센터를 세우겠다”고 답했다. 연세대 앞 굴다리를 교량화한 뒤 일자리센터를 짓고 지하에 500대 규모의 대형 주차장을 조성하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 의원의 최우선 공약은 “신촌 홍제 아현 서대문 등 4대 역세권을 개발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우 의원 측은 “신촌은 학교 주변이어서 관광호텔 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 있는데 업무용 오피스텔로 업종 전환을 유도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서부선 경전철이 2020년 착공 예정인데 너무 늦다. 그 전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우 의원은 “서대문을 ‘제2의 인생을 꿈꾸는 도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은퇴한 노인들 일자리 확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 전 의원과 우 의원 지지율은 지난달 23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각각 36.1%와 41.8%였고, 지난 13일 국민일보·CBS 조사에서는 각각 43.2%와 32.6%였다. 양측 모두 “역대 선거 중 가장 적은 표 차이로 승부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당에서는 이종화 전 시설관리노조 본부장이 예비등록했고, 녹색당에서도 김영준 전국세입자협회 기획국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연대 여부가 선거 판세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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