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와 연계해 홍콩·마카오 경제 살린다

입력 2016-03-16 18:06  

'9+2 광역개발 전략' 공개

홍콩-선전 고속철 신속 추진…본토 취업·거주요건 완화
'반중정서 확산' 차단 노림수도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정부가 본토의 남부 9개 성(省)과 홍콩 마카오 지역을 포괄하는 광역개발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9+2 전략’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계획은 푸젠성 광둥성 등의 중국 남부 성과 홍콩 마카오 간 경제협력과 교류를 더 활성화함으로써 침체에 빠진 홍콩과 마카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계획은 최근 홍콩과 마카오 지역 경기 불황으로 반중(反中)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콩·마카오와 중국 남부 교류 확대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지난 15일 남부 9개 성과 홍콩 마카오 간 경제통합 확대를 골자로 하는 ‘9+2 전략’을 공개했다.

남부 9개 성에는 광시장족자치구 푸젠성 장시성 후난성 광둥성 하이난 쓰촨성 구이저우성 윈난성이 포함됐다. 이들 9개 성을 합치면 중국 전체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홍콩에 지역 본부를 설립하는 것을 적극 장려하고, 역외 위안화 중심지로서 홍콩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홍콩과 마카오 주민이 중국 본토에서 더 편하게 일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최근 몇 년 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홍콩과 마카오 기업의 참여도 적극 권장할 예정이다. 광둥성에 조성되는 자유무역구 무역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홍콩 마카오 지역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9+2 전략’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홍콩-마카오-주하이를 연결하는 강주하오(港珠澳) 대교와 홍콩~선전 간 고속철도 건설을 신속하게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中 정부 “본토와의 연계 강화가 도움”

홍콩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연 6~7%대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성장률이 2.4%로 추락했다. 주요 수출대상인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2014년 하반기 발생한 홍콩 시민의 반중·민주화 시위 이후 홍콩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3.9%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영향이 컸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2일 홍콩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과 홍콩의 긴밀한 정치·경제·금융 연관성 때문에 홍콩의 신용 상태가 중국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의 경제·금융 불안이 홍콩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카지노산업 의존도가 높은 마카오는 시진핑(㎼丘? 정부 들어 진행된 부패척결 캠페인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3%까지 곤두박질쳤다.

홍콩 마카오 지역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중국 본토에 대한 불만이 더욱 증폭될 것을 우려해 중국 정부가 이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첸커밍 중국 상무부 차관은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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