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경제 살리기 도움되는 역할이면 해볼만"

입력 2016-03-17 19:22  

새누리당, 야권 출신 강봉균 전 장관에 선대위원장 제의

강봉균 "고민 중"이라지만…"야당 국회의원 3번 했지만
결국 민주당서 쫓겨난 사람…정치적 사심 전혀 없다"

새누리 '경제통엔 경제통으로'
더민주 김종인 카드에 '맞불?'…'경제실정 심판론'에 물타기



[ 조수영 기자 ] 새누리당이 야권 출신 ‘경제통’ 인사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4·13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제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고 위기니까 경제 전문가를 영입해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시자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며 강 전 장관에게 선대위원장 제의 사실을 밝혔다. 그는 전날 시내 모처에서 강 전 장관과 만나 이 같은 제안을 전달했으며, 강 전 장관은 “좀 더 생각해 본 다음 결심이 서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원 원내대표는 현재까지 선대위원장을 제안한 사람은 강 전 장관 한 명뿐이라고 했다.

강 전 장관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경제수석,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다. 16대 보궐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17, 18대 총선에서 당선해 3선 의원을 지냈다. 2012년부터 건전재정포럼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 견제와 재정수지를 악화시킬 수 있는 예산사업 도입 때 ‘페이고(paygo:재정 지출계획을 짤 때 재원 확보안까지 마련하도록 한 원칙)’ 적용 등을 주장해왔다.

강 전 장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의 제안에 “여전히 고민 중”이라며 “내가 정치적 사심이 있어서 그런 직책을 맡는 것처럼 오해받기 싫다는 것이 고민의 첫 번째 포인트”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더 하겠다거나 정치적인 자리를 노리는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정책선거가 실종된 상태인데 지금부터라도 빨리 정책경쟁을 해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해볼 만한 일”이라며 “그런 취지에서 고민하고 서로 연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야권 출신 인사로 새누리당의 선대위원장 제안을 받은 데 대해서는 “내가 야권 소속으로 세 번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당의 잘못을 비판하며 야당생활을 했고 결국 민주당에서 쫓겨나기까지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부터 컷오프(공천 배제) 당했다. 그는 “야당이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 카드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카드에 대한 ‘맞불작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민주가 여권 인사였던 김종인 대표 겸 선대위원장을 내세워 ‘경제실정론’ 프레임짜기에 나선 데 대해 야권의 거물급 인사로 ‘야당심판론’을 제기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강 전 장관은 김 대표에 대해 “내가 직책을 맡기도 전에 평가하기는 빠르다”면서도 “더민주가 됐든 새누리당이 됐든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포퓰리즘에 빠진 정책으로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데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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