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모잠비크 '참치본드'

입력 2016-03-18 19:16  

조달자금 엉뚱한 데 쓰여 보증 선 정부도 디폴트 우려

신흥국 채권 투자에 '경종'



[ 임근호 기자 ] 참치를 잡아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며 2013년 8억5000만달러(약 9900억원) 규모의 ‘참치본드’를 발행한 모잠비크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잠비크가 국제 채권시장 데뷔 3년 만에 파행을 맞았다”며 “최근 급격히 부실해지고 있는 신흥국 채권시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18일 보도했다.

아프리카 대륙 동쪽 해안에 자리한 모잠비크는 국영 참치기업인 이마툼을 내세워 3년 전 7년 만기, 연 수익률 8.5%(첫 해 기준)에 8억5000만달러어치의 참치본드를 발행했다. 국제 시장에서 채권을 처음 발행하는 모잠비크였지만, 높은 수익률을 좇아 단스케뱅크, 얼라이언스번스틴, 에버딘자산운용 등이 대거 채권을 구입했다.

하지만 새 성장 동력이라던 참치 어업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FT는 “조달한 돈의 절반 이상인 5억달러는 어선이 아닌 해안경비정 구입에 쓰였다”며 “해안경비정 숫자가 이마툼의 어선 숫자(24척)보다 많다”고 전했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은 이마툼의 누적 손실이 2014년 말 2300만달러(약 267억원)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보증을 선 모잠비크 정부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주요 수출품인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고, 외환보유액은 21억달러에 불과하다. 정부는 일부 상환하고 남은 6억9700만달러의 참치본드에 대해 만기를 3년 연장하고, 원금을 20% 삭감하는 등의 채무 조정을 투자자들에게 요청했다. 디폴트 우려에 참치본드 가격은 액면가를 밑돌 정도로 떨어졌다. 지난 15일 모잠비크 신용등급을 ‘CC’로 네 단계 내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선택적 디폴트로 추가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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