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기업 매출 격차 '서울대 154억 vs 베이징대 14조'…"기업가형 대학으로 바꿔야 산다"

입력 2016-03-20 17:46  

서울대 교수들의 '베이징대 쇼크'


[ 오형주 / 황정환 기자 ] 서울대가 육성하는 대학기업의 연간 매출이 중국 베이징대 대학기업의 0.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대학기업의 연매출은 154억원(2014년)으로 베이징대의 769억위안(약 14조원·2013년), 칭화대의 461억위안(약 8조4000억원·2013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국 대학들이 30여년 전부터 대학기업 육성에 나서 연매출 수조원의 기업을 키운 데 비해 서울대 등 한국 대학은 창업과 기술 사업화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뒤처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초부터 중국 대학기업을 연구한 서울대 교수 네 명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학교에 냈다. 서울대 대의기구인 평의원회 소속 정근식 사회학과 교수(당시 의장) 등은 보고서에서 “서울대가 기존에 추구한 ‘교육·연구형 대학’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며 “‘기업가형(型) 대학’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연구를 시작한 것은 서울대가 2011년 법인이 된 뒤에도 재정을 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의 돌파구를 대학기업이 활성화한 중국에서 찾아보자는 취지에서다. 칭화대 소속 대학기업인 칭화유니가 세계 3위 반도체회사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하고 SK하이닉스에 지분 투자를 제의하는 등 세계 반도체업계의 이목을 끌 정도로 성장한 점도 배경이 됐다.

이들은 중국 대학기업에 대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지난해 10월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방문했다. 두 대학이 세운 기업들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에서 창업보육과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도 살펴봤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대학들이 한국의 대학 조직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오형주/황정환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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