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멈춘 심야 콜버스
국토부, 기존 택시업자에게만 사업 진입 허용 이어
서울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콜버스랩 "사업 접어야 할 판"
서울시 "23일까지 절충안 마련"
[ 추가영 기자 ] 승차 거부 없는 심야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콜버스’가 다음달 정식 운행을 앞두고 또다시 멈춰섰다. 서울시가 시범서비스 기간 콜버스 운행시간을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로 제한하려 하자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콜버스랩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승객 수요가 많은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운행을 못 하면 사업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콜버스 운행시간이 제한되면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심야 교통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콜버스를 도입하기로 한 취지도 크게 후퇴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콜버스 운행시간 논란
콜버스랩의 콜버스는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에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모아 함께 이동하는 일종의 ‘카풀’ 서비스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부 지역에서 シ?서비스를 하면서 혁신적인 교통수단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콜버스랩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과 손잡고 다음달 중순부터 현대차 쏠라티를 활용해 시범서비스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시범운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 주도로 열린 첫 회의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서울시가 이날 운행시간을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로, 운행 구역은 강남지역에 인접한 3~5개 구로 제한하는 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엔 콜버스랩과 함께 개인·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 등이 참석했다. 기존 운수사업자들은 이 자리에서 지하철·버스를 운행하는 시간까지 콜버스를 운행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콜버스 영업시간과 구역에 대해 기존 운수업자들과 콜버스랩 간 의견 차가 심하다”며 “우선 강남권역만 묶어 운영하고 운행시간도 기존 대중교통과 겹치지 않게 시범서비스를 해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콜버스랩은 밤 10시부터 운행을 시작하고 지역도 서울 전역 및 경기 분당, 일산 등 인근 신도시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승객이 가장 많은 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인데 서울시의 안을 따르면 제대로 된 영업을 두 시간밖에 못 하는 것”이라며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승차거부율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 가장 높다. 밤 12시에는 22%까지 올라간다.
◆‘눈속임 규제 개혁’ 지적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심야 콜버스를 허용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택시회사와 노선버스 사업자에게만 심야 콜버스 운행 면허 자격을 부여해 논란을 불러왔다. 형식적으로는 심야 콜버스를 허용했지만 실제로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봉쇄하는 규제를 신설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부 입법 예고 후 시범운행에 나선 서울시도 운수사업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콜버스 운행시간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규제개혁을 외치면서도 기득권을 지켜주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오는 5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기 전에 서울시가 시범운행을 할 것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영업시간과 구역에 대해 기존 운수업자들과 플랫폼 사업자인 콜버스랩 간의 이견을 좁히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23일까지 시범운행을 위한 절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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