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세권 규제 풀어 청년 행복주택 더 짓는다

입력 2016-03-23 17:35  

서울시, 3년간 용적률 완화 혜택
2030년까지 4만가구 공급



[ 홍선표 기자 ] 서울시가 지하철역 근처에 청년층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민간사업자에게 용적률을 대폭 올려주는 정책을 추진한다. 정부가 전국에서 진행 중인 ‘행복주택(대학생·신혼부부·사회 초년생 대상 임대주택)’ 사업에 서울시가 역세권에 한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관련 법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역세권에 공공·준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경우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면적 합)을 최대 430%까지 추가로 올려주는 내용을 담은 ‘역세권 2030 청년주택’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임대주택 약 2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이 중 4만가구를 청년층에 특화된 행복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지하철 승강장 반경 250m 내 역세권 토지의 경우 제2·3종 주거지역은 준주거지역으로, 제3종 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은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올리고 용적률을 높여준다. 기본 용적률이 250%인 제3종 주거지가 상업지로 바뀌면 기본 용적률을 680%까지 받을 수 있어 기존보다 2.7배 넓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단 용도 상향 혜택을 본 사업자는 건물 내 주거면적의 전부를 공공·준공공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주거면적 중 10~25%는 전용면적 45㎡ 이하 소형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대학생 신혼부부 등에게 주변 월세 시세의 60~80% 선에 임대한다. 서울시가 임대사업자로부터 용도 상향 혜택에 대한 대가로 땅을 기부채납(공공기여) 받은 뒤 일정 수준의 건축비를 다시 사업자에게 지급해 공공임대주택을 짓도록 하는 방식이다.

주거 비율이 높아질수록 용적률을 낮추는 ‘용도용적제’ 규제도 풀어준다. 용도용적제는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경우 주거시설을 늘리는 만큼 건물 전체 용적률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역세권 공공·준공공임대주택에는 이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역세권 보행자 중심 주거지인 만큼 주차장 마련 기준을 완화한다. 전용면적 30~50㎡ 주택은 가구당 0.3대의 주차공간만 마련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안에 이 같은 규제완화 내용을 담아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하고 7월부터 서울 충정로역, 봉화산역 일대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부동산 투기 과열 등을 막기 위해 용도지역 상향 등 혜택은 조례 시행 이후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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