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팔아봤자 원가에도 못 미쳐"…고사 위기에 빠진 열병합발전소

입력 2016-03-23 17:54  

열에너지와 전력 동시 생산…대규모 적자에도 가동률 못 낮춰
"불합리한 전력거래제 개선 시급…사전 합의한 금액으로 정산해야"



[ 송종현 기자 ] 수도권 택지지구 및 산업단지 주변에서 전기와 열을 함께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를 운영 중인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 전력 도매가격을 “현실화시켜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불합리한 전력거래제도로 생산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력을 판매하는 구조가 고착돼 고사위기에 빠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0곳 중 6곳 이상 적자

집단에너지업계는 최근 1~2년 새 전체 사업자의 60% 이상이 영업손실을 낼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엔 전체 35개 사업자 가운데 별내에너지 대륜에너지 대구그린파워 등 22곳이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도 상황이 악화돼 더 많은 사업자가 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 1만9000가구에 전기와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별내에너지는 2014년 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작년엔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 양주 등 경기 북부 8000가구에 에너지를 공급 중인 대륜에너지도 영업손실이 2014년 5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 안팎으로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열병합발전소가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이유로 불합리한 전력거래제도를 들고 있다.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르면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은 ‘생산에 투입된 원가(발전원가)와 실시간 전력도매단가(계통한계가격·SMP) 중 더 작은 값’으로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MP 기준으로만 전력을 판매하는 다른 발전사업자와 차이가 있다.

문제는 2011년 9·15 순환대정전 이후 신규 발전소 공급이 급증하면서 최근 1~2년 새 SMP가 원가보다 훨씬 낮아졌다는 것이다. 경기 안양에 있는 500㎿급 A열병합발전소의 지난 2월 평균 전력생산원가는 ㎾h당 98원으로, 이달 평균 SMP(85원)에 비해 13원 더 비쌌다. 발전소를 돌릴수록 적자인데도 전력 생산을 중단할 수도 없다.

열병합발전소는 난방용 열에너지와 전력을 동시에 생산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SMP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을 운영하는 민간 발전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은 SMP 상승기엔 생산원가를 초과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업계, 제도개선 요구

집단에너지업계는 작년 말부터 산업통상자원부 등 전력 당국에 “전력시장운영규칙을 개정해 집단에너지사업자에 대한 전력거래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열병합발전소가 생산한 전력은 전력거래소가 아니라 전기판매사업자(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시장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사전에 합의한 적정금액으로 정산하는 전력거래계약제도(APS)를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을 근거로 시장에 진출했다”며 “잘못된 수급 예측으로 전력 공급과잉 상태가 발생했는데 모든 부담을 업체들에 떠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발전사 간 경쟁에 따라 도매가격이 결정되는 현 시장구조에서 집단에너지사업자에 대해서만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며 “지금은 SMP가 생산원가보다 낮지만 전력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오르면 집단에너지사업자의 경영사정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집단에너지사업

열병합발전소 등을 통해 생산한 복수의 에너지(주로 열과 전기)를 택지지구 혹은 산업단지의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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