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원 증권부 기자)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바라보는 올해 증시 전망은 어떨까요? CEO마다 각각 다를 수 있겠지만 증권업계에서 ‘미래학자’로 불리는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올해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 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에서 열린 이 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을 발표하며 “2016년은 전환형 복합 불황이 올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전환형 복합 불황은 홍 사장이 2014년 출간한 저서 ‘세계가 일본된다’에서 소개된 개념입니다. 저성장과 저투자 저물가 저금리가 고착화하는 불황을 뜻합니다. 홍 사장은 “9·11 테러때도 세계 교역량이 마이너스(-)에서 회복하는데 1년 밖에 안 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2년 밖에 안 걸렸는데 2010년 이후에는 쭉가고 있다”며 “한국은 수출 채산성이 2008~2009년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빨리 구조조정을 하고 부양책을 써야하는데 잘 안먹힌다”는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홍 사장은 “기업마다 재고가 쌓여 있는 가운데 소비는 늘지 않고 있다”며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2011년에 7.5%였는데 지금은 5.3%까지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올해 주식시장에서는 시스템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입니다. 홍 사장은 “증시에서 거래가 늘기는 어렵다”며 “코스피지수가 1700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순영업수익 1조47억원을 올렸는데도 올해는 그보다 적은 9800억원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증시 비관론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홍 사장의 비관론은 현실화될까요? 틀린 것으로 나중에 판명이 날지도 모르겠지만 귀담아 들어야할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4년 리서치센터장(부사장) 시절 주로 ‘잿빛 전망’을 내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 증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시각을 가진 정치인 기업인 투자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정치인은 국가개조 플랜을 짜야하고, 기업인도 혁신에 나서야 하는 거죠.” (끝)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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