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성공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대형 IB로 덩치 키울 것…V·I·P 파고들겠다"

입력 2016-03-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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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에서 CEO까지 오른 '신한맨'

미래에셋대우증권처럼 증권사 대형화 바람직
수수료 비중 낮추고 금융상품 수익 늘릴 것
베트남·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인수
신상품에 목마른 고객에 '투자자산' 발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엔 아직 확신 없어



[ 김우섭 기자 ] “금융시장은 이미 대형 투자은행(IB)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몇 년 뒤엔 미래에셋대우증권과 같은 대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겁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굵직한 증권사 인수합병(M&A)은 국내 금융투자 업계 발전을 위해 반겨야 할 일”이라고 첫 마디를 뗐다. 강 사장은 신한증권에서 신입사원으로 시작, 2012년 신한금융투자 최초의 ‘증권맨’ 출신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내년이면 이 회사에 입사한 지 꼭 30년이 되는 강 사장은 지난 4년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1년 더 회사를 이끌게 됐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로는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강 사장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IB가 한국 경제의 유일한 활로”라며 “직접 투자 역량을 갖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수익성 한계에 직면한 수수료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직접 돈을 굴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는 의미다.

강 사장은 증권업계의 대형화 추세에 맞추기 위해 신한금융지주와 증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증권사를 넘어 글로벌 IB로 가기 위해선 대형화가 꼭 필요하다”며 “규모가 큰 IB 거래나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진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회사로 증자를 위해선 신한금융지주 승인이 필요하다.


강 사장은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현지 증권사 인수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인도와 필리핀에도 증권사 인수 또는 현지 법인 설립 등을 구상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성장의 한계를 맞은 국내시장을 대체하는 글로벌 사업의 주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증권사 인수를 통해 현지의 유망한 투자자산을 찾아내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는 브로커리지(주식·선물중개) 수수료 비중(33%·비브로커리지 67%)이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강 사장은 올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비중을 더욱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증권사가 시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선 금융상품 판매 수익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IB 강화를 통해 딜 소싱(거래 발굴) 능력을 키우고, 고객 대상 상품 개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팔아 업계 최상위 수준인 10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강 사장은 취임 이후 ‘고객 수익률로 직원을 평가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에 돈을 맡긴 고객은 평균적으로 5.66%의 수익을 올렸다. 그는 “시장의 흐름에 관계없이 고객 관점에서 변동성을 줄이는 데 신경을 썼다”며 “한 번에 많이 버는 것보다 꾸준한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고 설명했다.

올해 업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기업 실적과 거시 경제상황을 볼 때 지난해보다 낮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여러 업체에 자체 자금을 맡겨 여러 달 동안 투자한 결과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며 “고객 자산이 안정적으로 운용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상품으로 내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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